지방대학 30곳을 선정해 학교당 5년간 최대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선정작업이 6월부터 시작된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생존위기에 처한 전국 220개 지방대의 사활을 건 ‘혈투’가 예상된다.
교육부는 올해 9월 말까지 비수도권 대학 10개를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해 발표한다고 18일 밝혔다. 다음달 31일까지 각 대학에서 혁신기획서를 받고, 6월 15곳을 예비지정한다. 이후 본심사와 최종심의를 통해 10개 대학을 지정한다.
글로컬대학은 지방대의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교육부가 추진하는 역점 사업이다. 최종 지정된 대학은 5년간 1000억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대학 지원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와 내년에는 10곳씩, 2025년과 2026년에는 5곳씩 지정해 2026년까지 30곳 이상을 육성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공개한 시안보다 지정 기간을 다소 늦췄다.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대학들의 입장을 고려해서다. 예비지정 시기를 5월에서 6월로, 본지정 시기를 7월에서 9월 말로 조정했다.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장은 “올해와 내년 10곳씩 선정하는 것은 혁신에 대한 의지가 강한 초기 단계에 더 많은 대학을 선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상당한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엄격하게 성과를 관리할 방침이다. 지역 정주 인재 수, 지역 고용 정도 등 각 대학의 산업·경제·문화 분야 기여도를 계량화해 공개한다. 매년 실행계획과 이행 목표치의 달성 여부를 점검한다. 3년차와 5년차에는 더 강도 높은 성과 점검을 한다. 실행계획을 이행하지 못하거나 성과가 미흡하면 협약 해지 및 지원 중지, 사업비 환수 조치에 나선다.
글로컬대학 선정 일정 확정에 지방대학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되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울 것이란 절박감이 크다. 학교들이 구상 중인 대표적인 혁신 방안으로 ‘대학 간 통합’이 꼽힌다. 2~3개 대학이 한 대학으로 통합하면 1개교로 분류해 선정될 수 있다. 자연스러운 지방대 구조조정이 가능해 교육부도 긍정적이다. 교육부는 여러 대학이 통합할 경우 대학에 지원하는 예산을 1000억원 이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충남대 한밭대, 안동대 금오공대 경북도립대 등이 통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권 대학 한 관계자는 “전담팀을 구성한 대학이 많고, 대학 간 통합뿐만 아니라 학과 간 통합을 논의하는 곳도 적지 않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제시하는 대학이 다수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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