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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저궤도 위성은 우리가 더 경쟁력 있다" [최형창의 中企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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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통신·방산 등 사업다각화 한 강소기업
항공우주 통신 전문기업 제노코는 중소기업이지만 사업 다각화를 일궈냈다. 위성통신부품 제조로 출발한 제노코는 방위산업뿐 아니라 항공우주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유 대표는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어떤 변화에도 금방 적응할 수 있다”며 “기술 혁신은 융합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노코는 K방산 열풍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군 차세대 전술정보통신체계(TICN)의 주요 핵심부품에 대한 공급 계약을 한화시스템과 체결하면서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국산 전투기인 KF-21들어가는 항공전자장비 간 혼선 방지 시스템이 제노코의 기술이다. 군에서 공중과 지상 사이 명령을 주고 받는 데에 제노코 인터콤이 사용된다. 유 대표는 “예전에는 항공기 내부에 기계적으로 하던 것을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자장비를 쓰게 된다”고 부연했다.
한 두 부품 납품이 아닌 '서브시스템'으로 공급…매출 500억 돌파
단순히 부품 한 두개를 방산 대기업에 납품하는 게 아니다. 부품들이 모여 ‘서브 시스템’이 되는데 제노코는 이처럼 큰 단위 시스템을 대기업에 공급한다. 위성탑재체인 엑스밴드 트랜스미터는 제노코의 대표 개발품으로, 우주에서 지상에 고해상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유 대표는 “그동안 위성탑재체는 외국 제품을 갖다쓰기 급급했다. 이것을 국산화했을뿐 아니라 성능도 뛰어나다”며 “하나에 1000억~2000억원 하는 제품이어도 부품 하나가 고장나면 무용지물이 된다. 우리가 이걸 성공한 것”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최근 몇년 꾸준히 성장한 제노코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5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1억원이다. 현재 수주 잔고만 804억원에 달한다.

유 대표는 2004년 50대 중반 늦으막에 제노코를 창업했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에 들어간 그는 처음 텔레비전 개발 분야에서 근무했다. 유 대표는 “처음 사회생활하면서 텔레비전을 개발하는데 참여했다. 텔레비전도 따지고 보면 하나의 영상 수신기이지 않나”라며 “송신과 수신으로 이뤄지는 더 큰 세상을 알고자 유학길에 올랐다”고 했다.
스페이스X 이후 '뉴 스페이스' 시대 개막
뉴욕 폴리텍에서 석·박사를 마친 그는 미국 벨 연구소 연구원으로 자리잡았다. 1995년 귀국한 그는 통신 관련 중소기업 대표를 지낸 뒤 본인 사업을 펼치기로 마음 먹고, 제노코를 세웠다. 충남 홍성 출신인 유 대표는 자신을 ‘운 좋은 사람’으로 표현했다. 그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었어야할 인생이었는데 학교도 다니고, 유학도 다녀왔다”며 “회사를 하나 만들어서 엔지니어들을 키워보자는 각오로 달려들었다”고 돌아봤다.

국내 시장에서 인정 받은 제노코는 이제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유 대표는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통해 쏘아올린 우주발사체가 항공우주분야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번 쏘고 버리는 게 아니라 재사용이 가능해지면서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린 것”이라며 “대형 로켓 시장은 스페이스X가 버티고 있지만 저궤도 위성 등에선 우리가 더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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