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 2.4%, 日은 1.4% 증가
10일 한국경제연구원이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한·일 양국이 상호 수출규제를 철폐할 경우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한국의 연간 수출액(2021년 기준)은 규제 철폐 이전 대비 17조7200억원(2.4%)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같은 기간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은 12조1800억원(1.41%)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일본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책임은 일본 기업에 있다’고 판결하자 2019년 7월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에 들어갔다. 반도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수적이면서 일본 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이었다. 2019년 8월에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부여하는 동맹국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한국도 다음달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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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자 기업 간 공급망 협력 등 경제 교류는 속속 중단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16~23일 매출 상위 2000대 기업 중 일본과 무역거래가 있는 15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019년 이후 악화한 한·일 관계가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응답이 45.1%로 긍정적이었다는 응답(2.0%)보다 22배 이상 많았다.
한경연 분석은 이 같은 한·일 양국의 상호 수출규제가 모두 해제된 우호적 수출 환경을 가정해 경제적 효과를 예상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달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양국 간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화이트리스트 복원 절차도 조속히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GDP는 韓 증가율이 日 5배
한경연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철폐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2021년 기준)은 이전보다 5조1500억원, 일본은 2조99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수출규제 철폐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일본보다 한국이 더 클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 수출 증가율은 한국이 2.4%, 일본은 1.41%였다. 일본의 GDP 증가율은 0.05%로 한국 증가율(0.25%)의 5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증가에 따른 한국 내 생산 유발액은 32조7400억원, 취업자 증가폭은 12만2700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도 한·일 관계 개선이 경영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전경련 설문에서 응답 기업 중 35.1%가 일본의 수출규제 철폐를 경영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봤다.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한국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자립화를 상당히 이뤄낸 상황에서 다시 일본 의존도가 높아질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응답 기업 중 75.5%는 ‘일본산 소부장 수입 확대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