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규칙'을 정하기 위한 국회의 난상토론이 10일 시작됐다. 여야 의원들은 지방 소멸을 막고 승자 독식 구조를 극복해 국회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선거제 개편에는 목소리를 같이 했다. 다만 현행 비례대표제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이날 국회는 22대 총선을 1년 앞두고 선거제 개편을 위한 전원위원회 토론을 열었다. 이번 논의는 이날 시작해 오는 13일까지 이어진다.
전원위는 본회의에 의안을 상정하기에 앞서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의견을 개진하는 회의다. 이번 전원위는 2004년 이라크전쟁 파병 동의한 논의 이후 19년 만에 개최됐다. 첫날 참여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15명, 국민의힘 11명, 비교섭단체 2명으로 총 28명이 참여했다.
이번 논의에서 여야는 공통적으로 △지방 소멸 문제 해결 △국회의 다양성을 제고 △지역주의 극복에 대한 의견을 같이했다. 승자독식의 구조를 타파해 표의 대표성을 높이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양극화된 여론, 지방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대표성이 약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같이했다.
다만 비례대표제와 의석수에 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여당 의원들은 국민의 절대다수가 비례대표 의석수를 줄이기를 바란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폐지론까지도 주장됐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 선출 방식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개정되거나 비례대표제 자체가 아예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 당의 비례대표 의원들이 극단적인 표결 양상을 보인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각 당의 전위 역할을 하고 있어 기능을 이미 소실했다"며 "비례대표 47석을 지역구 의석에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였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책 중심의 국회를 구성하기 위해 비례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비례성 강화는 비례대표 확대로 귀결된다"고 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구를 줄여서라도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며 "지역구 수를 현행 253개에서 225개까지 28석 줄이거나 어렵다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께서 제안한 대로 지역구를 7석 줄이는 방안도 이 자리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야당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한 '의원 정수 축소' 관련해서도 비판했다. 이장섭 민주당 의원은 "어떤 철학도 비전도 없이 지지율 폭락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무책임하게 내던져진 여당 대표의 의원 정원 축소 발언이 전원위 논의 자체를 무력화하고 있다"며 "당내 동의조차 얻지 못한 여당 대표의 인기영합식 발언은 불필요한 혼선과 소모적 논란을 초래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