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친환경 위원회를 꾸리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도 경영 일선에 복귀한 직후 ESG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이르면 올 상반기 창사 이후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이 보고서에는 △자체 ESG 진단 종합지표 △ESG 현황과 개선점 △투명경영 강화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서 회장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경영에 복귀하며 “올해는 ESG 등급을 상향해 다른 대기업들에 비해 저평가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업은 신약 개발 등 기업활동 자체가 인류의 생명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본업만 잘해도 ESG, 특히 사회(S)에 공헌한다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친환경 생산공정이나 기업 지배구조 측면은 아직까지 걸음마 수준이고, 투자자도 이를 주시하는 만큼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ESG 경영을 고도화하는 추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 주도로 여는 ‘에너지·기후 위원회’를 기존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첫 번째 회의를 2월에 열었고 11~12월께 한 번 더 할 계획”이라며 “기후변화 대응활동 성과 및 에너지 사용 목표, 실적을 공유하는 것이 회의 주요 내용”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204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에는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에 대한 제3자 검증도 시행했다.
업계는 지배구조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창사 82년 만에 첫 여성 사내이사를 선임했다. ESG 경영을 위한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HK이노엔은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설치하는 안건을 주총에서 통과시켰고, GC셀은 지난 6일 부패방지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37001’을 획득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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