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글로벌, 자동차 전문가 투입 공동 개발
BYD T4K 1t 전기트럭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즉 중국산이다. 그런데 흔히 머릿 속에 고정 인식된 ‘중국산’과는 조금 다르다. 수입사인 GS글로벌과 BYD가 함께 개발한 ‘한국형 중국산’이 적절한 표현이다. 한국에 투입 가능한 소형 트럭의 섀시(뼈대)를 함께 고른 후 국내 소비자에 맞춘 편의품목 개발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편의성은 등은 현대차 포터, 기아 봉고 1t 대비 우세함을 강조한다. 대시보드에 적용된 커다란 패드에는 후방 카메라가 연결돼 뒤쪽 장애물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연결된 티맵 전용 지도가 더해졌다. 더불어 배터리 전기를 외부로 꺼내쓸 수 있는 'V2L'도 마련됐다. 그냥 중국 내수용을 도입했다면 없었을 품목들이다.
한국형 중국산 1t 전기 트럭 개발에 양사는 무려 2년이 넘는 시간을 쏟아부었다. GS글로벌은 국내 자동차 전문가를 중국 BYD에 파견해 한국 맞춤형을 지향했다. 이때 염두에 둔 제품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국산 1t보다 편의품목이 우수해야 했다. 둘째, 전기 트럭의 특성상 1회 주행거리가 국산보다 길어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은 소비자 경험 확대를 위한 가격 전략이다. 국산 대비 우수한 편의품목과 주행거리가 있어도 ‘메이드 인 차이나’ 인식을 고려할 때 조금이라도 가격이 낮아야 했다. 개발 기간과 편의품목 등을 고려할 때 국산차와 비슷한 수준이 형성된 이유다.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국산 1t 소형 전기 트럭 구매자의 불만이다.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조금이라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 트럭을 원했다. 그래서 우선 82㎾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물론 포터 EV는 58.8㎾h의 용량으로 차이는 23.2㎾h에 달한다. T4K의 배터리 용량이 큰 만큼 1회 주행거리도 T4K가 211㎞의 포터 일렉트릭보다 35㎞ 길다. 그런데 배터리 용량 차이를 감안하면 생각보다 주행거리 차이는 크지 않다. 포터 일렉트리에는 에너지밀도가 높은 NCM 삼원계가 탑재된 덕분이다. 반면 T4K에는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이 탑재됐다.
그러나 GS글로벌이 주목한 것은 겨울 저온 주행거리다. 국내 시장 조사 결과 전기 소형 트럭 사용자들의 최대 불만은 겨울 저온에서 주행거리다. 포터 일렉트릭만 해도 겨울에는 주행거리가 170㎞ 내외로 줄어들며 적재함에 물건을 많이 담으면 주행거리는 130㎞까지 짧아진다. 겨울철 도심 내 급속 충전기마다 1t 전기 트럭이 줄지어 충전하는 모습을 흔하게 보는 배경이다. 이 부분에서 GS글로벌은 T4K의 강점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겨울 저온 주행거리가 환경부 인증 기준 209㎞에 달하기 때문이다. 신차 발표회장에서 GS글로벌 측이 전국 지도를 펼쳐 놓고 T4K의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지역에 점을 찍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실 현대 포터 일렉트릭 및 T4K와 같은 소형 전기 트럭이 각광 받는 물류 영역은 매일 정해진 구간을 반복 주행하는 택배 등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지난 2019년 1.5t 이하 화물차를 운행하는 택배기사 63명을 직접 만나 조사한 결과 택배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60.3㎞ 정도다. 따라서 200㎞ 정도 주행거리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 소형 전기 트럭은 예상과 달리 등장 당시부터 장거리 운전자들이 집중 구매했다.
정부가 화물차 등록제에서 전기 트럭을 제외시킨 탓이다. 뒤늦게 등록을 막았지만 이미 수많은 소형 전기 트럭의 등록이 완료된 이후였고 장거리 목적의 소형 전기 트럭이 확산됐다. 즉, 이미 등록된 소형 화물의 영업용 거래가 앞으로도 증가한다는 의미이자 이때는 1회 충전 주행거리에 소비자들이 더욱 민감해진다는 뜻이다. GS글로벌이 주목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소형 전기 트럭의 장거리 이용자가 이미 확대됐다는 점에서 주행거리, 특히 겨울 저온 주행거리를 주목했던 셈이다.
그래서 T4K는 기존 ‘메이드 인 차이나’와 지향점이 다르다. GS글로벌 관계자는 T4K에 ‘한국형 중국산’이라는 수식어는 주행거리 초점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동시에 소비자들이 위험하게 여기는 화재 측면에서 MCN보다 LFP의 안정성이 높다는 점도 내세운다. 기술로 모두 억제하지만 단편적인 시각으로만 보면 에너지밀도가 높을수록 발열도 많아 화재 위험도 올라가는 관계여서다.
권용주 편집위원
▶ GS글로벌, "BYD T4K 年 3,000대 팔겠다"
▶ [르포]포르쉐 디자인이 아이코닉한 이유
▶ 티오르, 전기차 판매 네트워크 확대
▶ [르포]포르쉐 디자인이 아이코닉한 이유
▶ 티오르, 전기차 판매 네트워크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