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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공항도 문 닫을 판에…35조원 또 퍼붓겠다는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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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이 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광주 도심에 있는 군공항 및 민간 공항 시설을 전남 무안으로 통합 이전하는 것이 골자다. 최소 6조70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예정이지만 특별법으로 처리되며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됐다.

12조800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대구경북(TK)신공항 특별법은 지난달 23일 국토위에서 처리됐다. 역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았다. 두 공항의 이전 및 건설은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토지 개발에 따른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10조원 이상의 국비가 투입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3조7000억원이 소요되는 가덕도 신공항도 지난달 14일 구체적인 계획안이 발표되며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영호남 일대에 3건의 대규모 공항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지만 실제 해당 지역의 공항 이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6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TK신공항으로 확대 이전하는 대구공항의 운항 건수(국내선 기준)는 2018년 1만3288건에서 지난해 1만2756건으로 감소했다. 통합·확대되는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역시 마찬가지다. 무안공항 운항 건수는 1672건에서 504건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광주공항도 1만4395건에서 1만2916건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의 공항 운항 건수가 39만3604건에서 44만3908건으로 12.8%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공항 이용이 늘고 있는 국내 다른 지역과 달리 해당 공항은 이용객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국비를 투입해 공항 시설을 신증설하겠다는 것이다.

김해공항의 운항 건수는 4만8138건에서 5만3994건으로 늘었다. 하지만 가덕도 신공항 개항 이후에도 김해공항은 계속 운영된다는 점에서 불과 18㎞ 거리에 두 개의 공항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운항 건수가 공항 신증설 판단 기준 중 하나인 것은 맞다”면서도 “여야 합의로 처리된 법안에 대해 정부가 추가로 입장을 내긴 곤란하다”고 말했다.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과 TK신공항 특별법은 이르면 오는 13일 본회의에 나란히 상정돼 입법화를 끝낼 전망이다. 속도가 빨랐던 TK신공항 특별법은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었지만, 두 법안을 동시에 처리하기 위해 법사위 심의 기간을 늘렸다. 국민의힘 텃밭인 TK와 더불어민주당의 아성인 광주·전남의 지역 이권을 챙기기 위해 여야가 야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관계자는 “상대당과 주고받기 없이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다면 통과가 불가능했을 법안들”이라고 비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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