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분당신도시의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로 노후 교량의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1기 신도시 지자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6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분당신도시 조성과 함께 탄천에 설치된 교량은 19개다. 정자교와 마찬가지로 모두 1993년 이전에 준공돼 30년을 넘겼다. 이들 교량은 정기안전점검과 정밀안전점검에서 B등급(양호)과 C등급(보통)을 받았다.
시설물 안전등급 기준에 따르면 B등급은 '보조부재에 경미한 결함이 발생하였으나 기능 발휘에는 지장이 없고 내구성 증진을 위해 일부의 보수가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C등급은 '주요부재에 경미한 결함 또는 보조부재에 광범위한 결함이 발생했으나 전체적인 시설물의 안전에는 지장이 없으며, 주요부재에 내구성, 기능성 저하 방지를 위한 보수가 필요하거나 보조부재에 간단한 보강이 필요한 상태'다.
붕괴한 정자교는 2021년 5월 C등급을 받았다가 바닥 판 보수 등을 거쳐 그해 정기안전점검에서 B등급으로 올라왔다. 전날 일부 구간 침하 현상으로 양방향 통행이 통제된 정자교 인근 불정교도 2021년 5월 정밀안전점검에서 B등급을 받았다. 보행로가 일부 기울었다는 민원에 보행로가 차단된 수내교 역시 2021년 5월 정밀안전점검에서 C등급이 나왔다
안전점검에서 시설물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교량에서 사고 위험이 불거지면서 성남시는 분당구를 포함해 탄천에 설치된 전체 24개 교량에 대해 긴급 점검을 벌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1기 신도시인 안양 평촌신도시에는 1993년 조성 당시 학의천을 중심으로 비산인도교, 내비산교, 수촌교, 학운교 등 4개 교량이 설치됐다. 이들 가운데 학운교(B등급)를 제외한 3개 교량이 지난해 말 정기안전점검에서 C등급을 받았다. 안양시는 4개 교량을 올해 정기안전점검 우선 점검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고양 일산신도시에도 하천과 도로 등에 설치된 교량 중 30년이 넘은 경우가 18건에 달했다. 이들 교량은 안전점검에서 B, C 등급을 받아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군포 산본신도시에는 도장교 상행선과 하행선 등 2개 도로 위 교량이 30년 전 설치됐으며, 부천 중동신도시는 29년 경과한 도로 위 교량이 1개 있는데 이들 모두 지난해 정기안전점검에서 B등급을 받은 바 있다.
경기도건설본부 관계자는 "1기 신도시 교량은 모두 노후화해 언제든지 사고의 위험이 있다"며 "특히 정자교처럼 수도관이나 통신설비가 교량 하부에 설치됐다면 위험도가 더 높아질 수 있어 철저한 안전점검과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도내 지방도에 설치된 716개 교량을 관리하는 경기도건설본부는 안전점검업체에 공문을 보내 교량 하부에 상수도관 등이 함께 설치된 교량을 중심으로 철저히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