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장관, 차관, 국장 등 ‘근로시간 유연화’ 방안을 주도한 3인이 ‘문자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근로시간 개편안을 전면 폐기시키자’며 민주노총이 조합원들에게 문자폭탄 발송을 조직적으로 독려하고 나선 탓이다. ‘전송’ 버튼을 한 번만 누르면 문자를 발송하는 인터넷 링크까지 만들어 전파한 덕분에 불과 이틀 새 5000여 건의 문자폭탄이 쌓였다.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무책임하고 불법적인 행동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우선 문자폭탄 대상 3인이 업무 관련 연락마저 제대로 못한다는 점에서 공무집행 방해 혐의가 짙다. 휴대폰으로 접속하면 이정식 장관 등 세 명의 전화번호가 뜨는 방식이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도 크다. 개인정보보호법은 타인의 정보를 동의 없이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 시 형사 처벌토록 하고 있다.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를 반복적으로 유통하는 것은 정보통신망법에서 금지한 행위이기도 하다.
민노총의 이런 행태가 상습적이라는 점에서 우려는 더 커진다. 2021년 5월 민노총 조합원들은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공익위원들에게 하루 수천 개의 험악한 문자폭탄을 보내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들에게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 요구 문자폭탄을 보낸 것이 불과 몇 달 전 일이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가 ‘양념’이라며 면죄부를 준 뒤 날로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유사 사례가 반복되며 경계심이 무뎌진 탓인지 문자폭탄을 맞은 고용부는 “법적 대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는 불법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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