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연일 야당과 거친 설전을 벌이는 것을 두고 여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 장관이 ‘비장의 카드’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그가 윤석열 정부의 대야 공격수를 자처하면서 특유의 신선함과 수도권·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구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내에선 한 장관이 내년 총선 국면에서 ‘제2의 이낙연’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야당을 향한 ‘사이다 발언’으로 인지도를 얻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본인의 지지율이 연동되면서 중도 확장 가능성이 좁아졌다.
한 초선 의원은 “합리적 이미지로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 한 장관의 장점이었는데 윤석열 정부의 공격수 역할을 자처하면서 중도층에서 신선함이 떨어지고 있다”며 “총선 때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면 말을 좀 줄이고 포용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월 28일~3월 1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한 장관은 여권 내에서 11%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대(18~29세)와 서울 지역에서 한 장관을 꼽은 응답자 비율은 각각 6%, 10%에 그쳤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