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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챗GPT'에 잠식당하는 한국 IT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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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보기술(IT) 생태계에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열풍이 거세다. 스타트업은 앞다퉈 챗GPT 기술을 연계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기술을 활용해 회사 성장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 챗GPT의 시장 장악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여 년 전 모바일 앱 생태계 조성을 주도한 애플과 구글에 앱 사업자들이 종속된 것처럼 국내 스타트업이 거대 AI 기업의 기술력에 끌려다닐 것이라는 위기감이다.

29일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와 최신 AI 언어모델 GPT-4를 도입하는 스타트업이 급증하고 있다. 챗GPT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이후 관련 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 서비스가 매일 하나 이상 나올 정도다.

채용 플랫폼 업체 원티드랩은 이날 챗GPT 기술을 활용한 ‘AI 커뮤니티 매니저’를 선보였다. AI 기술 스타트업 빅펄은 지난 28일 뉴스 등 콘텐츠 제공 서비스인 ‘헤드라잇’에 GPT-3.5 기반의 AI 뉴스 챗봇을 도입했다.

널리 쓰일수록 시장 선점 효과는 커진다. 네이버 카카오 KT 등 국내 IT 대기업의 AI 기술 고도화와 상업화 속도가 아직 해외 테크기업에 미치지 못해 챗GPT의 시장 독점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안성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AI정책연구실장은 “챗GPT와 같은 혁신 기술은 도입 초기에 신사업 기회를 주지만 거꾸로 해외 테크기업이 만든 발목 족쇄를 차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국내 산업 생태계에 최적화한 경쟁 AI 플랫폼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장 비용 부담 적지만…오픈AI, 가격 확 올릴 것"
한국 스타트업들은 미국 오픈AI의 기술을 국내에 확산시키고 있다. 오픈AI가 자사 AI 모델의 사용처를 확대하기 위해 AI 언어모델 GPT 시리즈의 앱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적극 공개하고 있어서다. API는 외부 프로그램과의 쉬운 연계·결합을 돕는 기술이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기술 서비스 시장에서 챗GPT와 같은 최신 AI 기술 도입은 서비스 고도화에 도움이 된다. 코딩교육 스타트업 팀스파르타 관계자는 “챗GPT를 서비스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코딩 입문자의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변과 코딩 내용 점검 등의 처리 속도가 상당히 빨라져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서비스와 연계하는 챗GPT 사용료는 아직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GPT-3.5 API를 사용하면 오픈AI에 토큰(AI가 이해하는 언어 단위) 1000개(영단어 750개)당 0.002달러(약 3원)를 지급해야 한다.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는 오픈AI가 이 사용료를 높이면 기업들은 고스란히 비용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입장에선 사업 초기 큰 비용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챗GPT를 활용한 서비스가 성공을 거둬 사용자가 늘어나면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AI 모델 업데이트를 이유로 대며 단계적으로 사용료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투자업계에서도 국내 스타트업들의 챗GPT 기술 종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한 벤처캐피털(VC) 대표는 “최근 챗GPT를 적극 활용해 창업하겠다는 스타트업이 급증했다”며 “향후 오픈AI의 사업 방향에 회사가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사례가 10여 년 전 생긴 모바일 앱 생태계다. 모바일 앱 생태계를 만든 애플과 구글에 글로벌 앱 사업자는 종속됐다. 두 회사가 만든 기준에 따라 앱을 개발해야 하고, 앱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최근 미국 테크기업 간 AI 플랫폼 선점 경쟁에 한국 AI기업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23일 챗GPT에 쇼핑, 식당 예약 등 다른 서비스와 연결하는 서비스인 ‘챗GPT 플러그인’을 공개했다. 구글도 자사 AI 챗봇 바드의 API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주완/최다은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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