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가격이 하락한 여파로 지난달 한국의 수출금액지수가 1년 전 대비 7% 가까이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3년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금액지수(2015년=100)는 120.05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9% 하락했다. 지난해 10월(-6.6%) 이후 5개월 연속 내림세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등이 포함된 컴퓨터·전자·광학기기(-36.2%), 1차 금속제품(-7.5%), 화학제품(-6.1%) 등의 하락률이 높았다.
수출물량지수는 117.20으로, 같은 기간 1.1% 올랐다. 이는 승용차 수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운송장비(33.5%), 석탄·석유 제품(16.9%), 전기장비(15.3%)는 호조를 보였지만, 컴퓨터·전자·광학기기(-18.3%)는 하락했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조업일수 증가와 전기차 등 운송장비 수출 호조가 전체 수출물량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수입금액지수(154.11)와 수입물량지수(125.89)는 1년 전보다 각 3.0%, 6.7% 올라 모두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기장비(17.4%), 광산품(16.7%), 화학제품(9.6%) 등의 수입금액이 많이 늘었다. 물량으로는 광산품(17.5%), 전기장비(16.4%), 운송장비(13.7%) 등이 증가했다. 서 팀장은 "전기차·2차전지 제조를 위한 수입과 난방용 천연가스 수입 등이 늘면서 수입물량·금액 지수가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83.67)는 1년 전보다 4.5% 떨어져 2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출 가격이 수입 가격보다 더 내려간 영향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이다. 한국이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소득교역조건지수(98.06)의 경우 수출물량지수(1.1%) 상승했지만, 순상품교역지수(-4.5%)가 떨어지면서 1년 전보다 3.5% 하락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한국의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의미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