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 상당구 문의면 소재 청남대의 본관 침실이 일반인 숙박용으로 개방된다. 2003년 4월18일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남대가 개방된 이후 20년 만이다.
27일 충북도에 따르면 청남대 본관에는 전시용인 대통령 침실 외에 1층과 2층에 각각 5개씩 총 10개의 침실이 있다.
도는 이 가운데 1층 5개 침실을 다음 달 17∼18일 1박 2일간 일반 시민 10명에게 제공하고, 2차로 20∼21일 또 다른 10명이 이곳에서 숙박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충북도는 11개 시·군에 국가유공자와 시·군 발전에 기여한 출향인사, 나라의 대외적 품격을 드높인 체육인과 연예인 등 2명씩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삶의 터전을 잃은 대청호 문의면 수몰민, 1972년 대홍수 때 죽음의 위기를 극복한 단양 시루섬 주민들도 청남대 본관에서 하룻밤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충북에 주소를 둔 도민은 이때 숙박하기 어렵다. 추천 대상자는 모두 관외 거주자로 한정됐다.
도 관계자는 "조례 등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공직선거법상 도내에 주소를 둔 주민에게는 혜택을 제공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시·군 추천을 받아 1박 2일간 청남대에 머무르게 되는 투숙객들은 오후 5시께 청남대에 입소한 뒤 저녁식사를 하고, 대청호반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돌아보고 공연도 관람할 예정이다.
충북도는 또 '청남대 운영 조례' 개정도 준비 중이다.
도는 이달 초 교육서비스업 등록을 마쳤고, 조례 개정안에 청남대 내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포함할 계획이다. 이 교육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청남대 본관 침실에서 유료로 숙박할 수 있게 된다.
도 관계자는 "4월 도의회 임시회에 조례 개정안을 상정한다면 5월에는 시행이 가능하다"면서 "선거법과 무관하게 도내 외 유료 투숙객을 받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는 본관 2층의 침실 5개도 보수·정비를 마무리하는 오는 8월께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달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남대 본관과 별관 침실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친 바 있다.
김 지사는 "단 한 사람의 국민도 (청남대 개방 후) 지난 20년 동안 (대통령침실에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면서 "개방 20년을 맞아 전직 대통령들이 이용하던 시설 모두 국민이 똑같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