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크레딧스위스(CS)에 이어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는 도이치뱅크는 CS나 미국 중소형 은행과는 여건이 다르다며, 위험이 확산할 가능성은 낮다고 짚었다.
27일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이치뱅크의 CDS프리미엄은 최근 열흘 동안 100bp 이상 급증하며 200bp를 웃돌고 있고, 주가도 한 달간 25%가량 하락했다"면서 "유럽 주요국 금융주도 동반 하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CS의 UBS 인수 이후 신종자본증권(AT1) 상각이슈가 제기되면서 유럽 은행권 전반의 AT1 우려가 전이됐다. 특히 도이치뱅크의 경우 과거 2016년 코코본드 이자 미지급 이슈가 제기된 바 있어, 관련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도이치뱅크의 재무여건은 크게 개선된 상태라고 전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2015~2016년 급격한 금리인하로 인한 이자이익 부진과 비이자부문 손실로 도이치뱅크는 큰 폭의 적자를 시현했지만, 2020년 이후로는 실적이 지속 개선되고 있다"면서 "실제로 주요 사업부 수익규모가 동반 확대되고 있으며, 이자와 수수료·유가증권 관련이익 모두 견조한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국면에서 무리하게 유가증권 규모를 확대하지 않았고 요구불예금도 이탈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실적악화가 누적된 크레딧스위스나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미국 중소형 은행과는 본질적으로 상이한 여건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전 연구원은 "취약한 금융기관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과거 실적부진과 AT1 이슈를 경험한 도이치뱅크에 대한 우려가 동반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CS 사태와 마찬가지로 위험의 전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잇단 우려가 국내 금융주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전 연구원은 "국내 금융권의 경우 유동성, 건전성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판단한다"며 "하지만 AT1(신종자본증권) 리스크 부각 이후 전반적인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취약한 부문(저축은행·PF 등)을 둘러싼 경계감도 지속 높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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