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이라는 단어는 금융시장 상황이 안 좋은 시기에 유독 존재감을 드러낸다. 변동성을 나타내는 ‘공포지수(VIX)’라는 것이 있다. 미국 S&P500지수 옵션 가격의 향후 한 달간 예상되는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수다. 이는 통상 증시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하락장일 때는 투자자가 하락 추세를 방어하고자 풋옵션을 매입하기 때문에 지수가 오른다. 반대로 상승장에서는 투자자의 낙관이 커지면서 지수가 하락한다. 다시 말해 VIX가 최고치에 달하면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가 그만큼 불안하다는 것이다.
변동성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정치·경제·사회·기업 등 투자자 주변의 모든 환경이 원인으로 작용해 시장의 변동성을 언제든 키울 수 있다. 2020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와 그로 인한 경제 위기가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이 당시 VIX는 82.69까지 치솟았다.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80.86)를 뛰어넘었다.
다시 현재 상황으로 돌아와보자. 미국 물가가 언제 원하는 수준까지 하락할지, 금리 인상은 언제 종료될 것인지, 최근의 금융사태들이 유동성 문제에만 국한될 것인지 등은 쉽게 예상할 수 없다. 경기 침체가 심화할 것인지 여부도 마찬가지다.
다만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은 주식 시장이 지난 수십 년간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해왔다는 점이다. 금융시장 환경은 언제나 변하고 시장은 이에 맞춰 움직인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포트폴리오 투자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관리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투자 결과에 중대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 시기를 매력적인 투자 기회로 활용하려면 시장 회복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전제돼야 한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견뎌낼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한 것이다. 나의 투자 성향을 반영한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분할 매수 전략을 통해 미래의 상승장에 대비할 시점이다.
곽민지 국민은행 WM투자솔루션부 자산관리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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