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의 상승세를 이어가던 KT 주가가 윤경림 대표의 사의 표명에 다시 하락하고 있다. 윤 대표는 23일 이사진들에게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KT의 주가는 1.64% 떨어진 2만9950원에 거래중이다. KT의 주가는 전일까지 3일 연속 소폭 상승해왔지만, 이날 다시 반락하고 있다. 대표 사임으로 경영 리스크가 다시 커지고 있다는 평가에 투심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KT 이사회 측은 정부와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윤 대표를 최종 후보로 선임했고, 이달 31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압박에 윤 대표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는 해석이다. 정부와 여당은 윤 대표 및 현 이사회를 향해 '전 구현모 사단의 이익 카르텔'이라고 비판해왔고, 보수 진영 시민단체는 윤 대표를 배임 혐의 등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KT의 경영리스크가 커진만큼 당분간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당분간 경영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또 누가 새로운 CEO가 될지 모르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해보인다"며 "KT의 경우 최근까지 큰 폭의 외국인 순매도를 보였는데 이 경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정부가 통신비 인하 등을 강조해온 만큼, 정부 기조를 받아들일만한 새로운 CEO가 선임된다면 KT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KT의 새로운 CEO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을 받아들이는 경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KT 뿐 아니라 다른 통신 3사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 불확실성이 커지자 KT 소액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KT 소액주주들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정부 압박에 반대하는 의결권 위임 운동을 펼치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