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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불황 속 베팅'…10조 역대급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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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올해 5조원이 넘는 ‘역대급’ 신규 시설 투자를 단행한다.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증가한 규모로, 2013년 이후 최대다. 연구개발(R&D) 투자도 10%가량 늘린다. R&D까지 합치면 LG전자의 올해 전체 투자는 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경기 불황을 공격적인 투자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역대급 투자 규모
LG전자는 17일 공개한 사업보고서에서 “올해 신모델 및 선행개발, 생산능력 향상 등에 5조3339억원의 신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투자액(4조1682억원)보다 약 28% 늘어난 수준이다. 5년 전(MC사업본부 제외 기준)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LG전자는 올해 R&D 투자도 10%가량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지난해 R&D 투자 규모는 4조3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시설 및 R&D 신규 투자 규모는 9조7000억원대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경기 침체 속에 LG전자의 이 같은 과감한 투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통상 불황 때는 투자를 줄이고 내실 위주의 경영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LG전자가 10조원 가까이를 투자 비용으로 투입하는 것은 ‘효율화’ 대신 ‘고도화’를 내세운 조주완 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전언이다. 조 사장은 경기 침체 등 복합위기 돌파 전략으로 사업 고도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운영 중인 ‘워룸(War-room·전시작전상황실)’에서도 “단기 비용 절감 등 효율화가 아닌, 불황 장기화에도 적정 수준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 고도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거듭 주문했다.
사업 고도화 집중…수익성 확보
투자 대상은 신성장동력인 전장 사업과 가전·TV 분야 신규 서비스 발굴 등이다. 사업본부별로 보면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투자 증가율이 20.7%로 가장 높다. 수주를 기반으로 설비 투자에 나서는 자동차 부품 사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현재 수주 잔액이 순차적으로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LG전자가 올해 계획 중인 VS사업본부 시설 투자 규모는 7998억원에 달한다.

‘가전은 LG’라는 수식어가 달릴 정도로 이 회사 핵심 수익처인 H&A사업본부(생활가전)엔 전년 대비 13.9% 많은 9793억원을 투자한다. 단일 사업본부 기준으로 가장 큰 투자 규모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전년 대비 20.5% 증가한 3246억원을 투입한다. 투자의 상당 부분은 ‘웹OS’ 기반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면서 단순 TV 판매 외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에 안정적인 수익을 낼 새 먹거리 발굴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LG전자는 지난해 83조4673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내고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2% 넘게 감소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래 준비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가 투자의 핵심 방향”이라고 말했다.

정지은/황정수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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