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초반 당 안팎을 넘나드는 숨가쁜 1주일을 보냈다. 지난 8일 당선된 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경쟁 주자였던 안철수 의원, 황교안 전 대표와 잇달아 만났다. 하지만 주요 당직 인선이 친윤, 영남 일색으로 채워지면서 당 운영 기조로 내건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는 16일 주요 지명직 당직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내년 총선 실무를 맡는 사무총장직에는 이철규 의원이 임명됐다. 전략기획부총장과 조직부총장은 각각 박성민, 배현진 의원이 맡았고 수석대변인엔 유상범·강민국 의원이 낙점됐다. 모두 핵심 친윤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에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윤상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당정일체, 친윤계 지도부 일색 아닌가. 연포탕으로 불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인선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김 대표가 아무리 ‘연포탕’ 행보를 보여도 당이 윤 대통령 직할 체제가 됐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직 인선이 영남권에 편중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영남권 초선 의원은 “연포탕이 아닌 대구·경북 등 영남권에 편중된 ‘대구탕’ 아니냐”며 “이 지도부로 어떻게 총선을 치를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수도권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한 비윤계 인사는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이 5·18 정신 헌법 수록을 반대한다고 해 구설에 오른 것부터 지도부가 비영남권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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