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계산업의 요람으로 제조업체가 밀집한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지정 50년 만에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정부가 ‘창원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단’을 신규 국가산단으로 확정한 데 따른 것으로, 경상남도와 창원시는 곧바로 후속 절차에 들어갔다.
경상남도는 ‘창원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단’이 신규 국가산업단지로 확정됨에 따라 부동산 투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창원시 의창구 북면 고암리 일원 339만4270㎡를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고 16일 발표했다. 모두 2480필지로 2023년 3월 20일부터 2026년 3월 19일까지 3년간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 허동식 도 도시주택국장은 “신규 산업단지 예정지 선정에 따른 지가 상승의 기대심리로 부동산 투기가 우려돼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신속히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으로 지정 공고했다”며 “토지소유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사업부지만 허가구역으로 지정했으나 인근 지역에 투기 움직임이 있으면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을 확대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확정된 신규 국가산업단지는 방위, 원자력 분야 산업인프라 구축을 위해 1조412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창원시는 원전·방위산업에 특화된 창원국가산단 2.0 조성 계획을 추진한다. 창원국가산단 2.0은 기업부설 연구소, 연구기관 및 연구센터 등 연구전담구역과 장비 및 기계·전기전자 등 생산전담구역, 연구와 생산의 융합을 촉진할 융합구역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시는 정부 발표 결과에 최종 포함되지 않은 창원대 인근과 대산면 일원에 대한 대체 사업계획도 수립한다. 창원대 부지는 현 창원국가산단 확장 부지로 활용을 검토하고, 대산면 부지는 스마트팜 단지, 첨단 농업구역 개발 등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경상남도와 창원시는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업단지가 계획대로 조성되면 7조9000억원의 직접투자와 15조20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 직접고용 1만8000여 명과 5만2000여 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남은 기존의 창원국가산업단지(1974년 지정, 36㎢)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최대 기계산업 집적지가 조성돼 있다. 동시에 방위산업 수출 무기체계인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전투기 등의 생산지로 손꼽히기 때문에 ‘K방산 주역’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창원에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지정방산업체 17개사가 자리잡고 있다. 또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자력산업 핵심기업과 다수의 협력사(경남 269개사, 창원 170여 개사)가 입주해 있어 방위 및 원자력 산업 집적지로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