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양립에 부담을 느끼는 여성기업이 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15일 나왔다.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여성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기업은 여성기업으로 분류된다. 가뜩이나 저출산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여성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서 여성기업인이 차별대우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4.7%였다. 다만, 이들에게 세부적으로 묻자, ‘일·가정 양립 부담’을 꼽은 점수는 51.2점에 달했다. 가장 높은 수치로 지난해 조사보다 9.4점 늘어났다.
일·가정 양립에 있어서 불리함을 느낀다고 대답한 비율도 지난해 15.9%였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30.2%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까지 떨어졌다. 여성기업인들이 그만큼 부담을 느끼면 저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여성기업인들이 성장하고 있는데 그만큼 일·가정 양립 부담을 느끼고 있으니 남성들도 육아에 더 동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2020년 기준 여성기업 수는 2019년 대비 6.4% 증가한 295만개(전체 730만개의 40.5%)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도매·소매업(26.7%), 부동산업(22.6%), 숙박·음식점업(17.0%)이 전체의 66.2%로 다수를 차지했다.
여성기업의 종사자 수는 506만명으로 전체 종사자의 23.5%다. 여성기업은 여성 고용 비율이 69.3%로 남성기업 여성고용 30.6%의 2.3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여성의 경제활동이 더 중요하게 조명되고 있다”며 “여성기업 위상이 높아진 만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기 위해 요구사항을 잘 살펴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 밝혔다.
이번 여성기업 현황은 2020년 기준 중소기업기본통계를 바탕으로 정리한 자료다. 실태조사는 통계청 기업통계등록부 중 매출액 5억원 이상이며 여성이 대표자인 법인과 개인을 대상으로 5000개 기업을 표본으로 정해 지난해 8∼10월 3개월간 설문으로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설문 문항 답변은 2021년 12월31일 기준이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