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등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뿐만 아니라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커피 업계도 커스터마이징을 강화하고 있다. 당이나 카페인 함량은 낮추되 맛은 유지함으로써 건강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한다는 계획이다.
이디야커피는 카페라떼, 토피넛라떼 등 우유가 들어가는 모든 음료에 대해 우유를 귀리(오트) 음료로 바꿀 수 있는 ‘오트 옵션’을 도입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지난해 6월부터 13곳의 직영점에 한해 도입했다가 이번에 3000여개 가맹점으로 확대했다. 싱가포르의 귀리 우유 브랜드인 오트사이드 제품을 사용한다.
올해 초에는 기존 원두 대비 카페인 함량을 90% 이상 줄인 디카페인 에스프레소를 선보였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에스프레소 샷으로 제조하는 모든 음료에 적용한 결과, 출시 50일만에 12만잔이 팔리는 등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프랜차이즈 업체 입장에서 재료를 다양화할수록 매장 운영은 더 까다로워진다. 디카페인의 경우 원두 종류도 다르고 별도의 커피머신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커피빈 등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선도적으로 디카페인 에스프레소를 취급할 수 있었던 이유다.
수능 수험생, 임산부, 직장인 등 카페인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도 커피를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디카페인 커피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디카페인 생두 수입량은 2019년 2000t에서 지난해 6000t으로 세 배 늘었다. 생두 수입량 중 디카페인 생두 비중은 같은 기간 1.3%에서 3.2%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00원에 팔며 저가커피의 대명사로 떠오른 메가커피도 소비자 선택권을 하나씩 넓히는 중이다. ‘타임 투 헬시’라는 이름으로 건강을 위해 당, 우유, 카페인 함량을 조절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설탕 대신 스태비아를 넣을 수 있도록 한 것에 이어서 지난달에는 우유 대신 아몬드 혹은 귀리를 활용한 대체유를 도입했고 디카페인 원두도 추가했다. 당을 낮춘 바닐라 시럽인 ‘라이트 바닐라 시럽’까지 포함해 총 5가지의 선택지를 보유중이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 뿐만 아니라 가맹점주들도 디카페인 도입 요청을 해왔다”며 “주 소비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자신의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브랜드를 찾기 때문에 선택지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