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취해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30대 간호사가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1단독(정의정 판사)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 A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4일 오전 3시45분께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운전하다 맞은편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간호사인 A씨는 향정신성의약품이 함유된 약을 먹어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황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약은 먹었지만, 정신이 멀쩡한 상태에서 운전했다"면서 위험 운전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교통사고가 난 도로는 편도 1차선으로, 도로 양쪽 갓길에는 차들이 주 정차돼 있고 맞은 편에서는 차량이 오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A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50대 운전자가 타 있는 반대편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잠옷을 입고 있던 A씨가 음주운전 여부 등을 묻는 말에 횡설수설 대답하는 것을 수상하게 여겼다.
A씨는 경찰의 만류에도 계속 운전하려다 제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직업 특성상 해당 약물의 특성과 지속 기간, 부작용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도 이를 무시하고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행하다 사고를 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중하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된 점, 초범인 점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