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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윤석열당'된 국민의힘…향후 모습은 [양길성의 여의도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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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인 지난해 3월9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은 정치권에 충격을 안겼다. 정치에 입문한 지 8개월 된 신인이 단숨에 대권까지 거머쥐면서다. 동시에 여권에선 우려도 공존했다. 여의도 정치권에 지분 없는 윤 대통령이 당을 제대로 장악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었다.

이러한 우려는 1년 만에 해소됐다. 당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까지 당 지도부를 친윤계가 장악하면서다. ‘당정일체’를 강조해 온 만큼 ‘김기현 지도부’는 정부 정책을 적극 뒷받침하는 한편 보다 거센 대야 투쟁에 나설 전망이다.

여기에 지도부가 윤 대통령의 직할체제로 재편되면서 윤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도 보다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외연 확장이란 한계와 더불어 대통령 지지율에 따라 당은 물론 총선 판도가 흔들릴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당정일체'를 원하는 당심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지난해 중순부터 여권 내 최대 이슈였다. 당대표가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고 때문이다. 그때부터 전당대회 막판까지 국면의 중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었다. ‘영향력이 가장 세다’는 집권 1년차 대통령의 마음(윤심)이 어느 후보에게 쏠려있는지에 관심이 모였다. 당대표 후보들이 너도나도 ‘윤심’을 호소하고,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김기현 대표는 그 과정에서 친윤계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사실상 ‘윤심’ 단일 후보로 낙점됐다. 그 결과 지난 8일 전당대회에서 52.9%라는 과반 득표를 얻었다. ’당이 집권 1년 차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당심이 결집한 결과였다.

한 초선의원은 “전통 당원 지지세가 강한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하고, 대통령실이 안철수 의원에게 비판적인 사인을 보낸 뒤로부터 김 대표의 당선은 이미 예정됐다”고 했다. 한 비윤계 의원은 “사실상 윤 대통령 이름으로 치른 전당대회”라며 “정권 초기인 만큼 개혁의 목소리 보다도 윤 대통령에게 힘을 확실히 실어 야당에 맞서야 한다는 당원의 바람이 컸던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일체’를 염원하는 당심은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드러났다. 최고위원 당선자 5명 모두가 친윤이거나 친윤을 자처하는 인사다. 이중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최고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과반 득표(55.16%)를 넘겼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청년특보·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을 맡으며 윤 대통령의 ‘1호 청년 참모’로 불렸다.
더 거세질 尹대통령 입김
김기현 지도부는 취임 이후에도 당정일체를 강조하고 있다. 김 대표는 9일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지도부의 임무는 내년 총선 압승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국회를 예방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는 “당이 정비가 안 돼 있다 보니 대통령께서 일하시는 데 곤란한 점이 오히려 많이 발생하지 않았느냐”며 “그런 것은 다 제거하고, 국회와 정당 문제는 안정적으로 조치하며 리더십을 세워나가겠다”고 했다.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 시절 보인 지도부와 대통령실 간의 갈등을 더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정권 교체 1년 만에 '친윤 지도부'가 완성된 만큼 앞으로 당 운영에 윤 대통령의 입김이 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권에선 김영삼 정부 이후 사라졌던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 주례 회동이 20여 년 만에 부활할 것이란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당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대통령실과도 원활하게 소통이 되면, 국정운영 동력이 확보돼 정부 지지율은 오를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처음부터 친윤 지도부를 원한 것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공천에서도 윤 대통령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될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내년 4월 총선은 윤 정부 3년 차에 치러진다.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차기 총선에서 여권이 패배하면 윤 정부는 5년 내내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을 이끌게 된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내년 총선은 사실상 자신의 이름으로 치른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선 벌써부터 ‘세대 교체론’에 이어 대통령실 핵심 참모와 내각 인사 30여명이 출마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한 재선의원은 “여의도에 지분이 없는 윤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총선에서 최대한 ‘자기 사람’을 내보내고 싶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정일치가 되려 발목?
‘당정일치’ 체제가 되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통령 지지율에 따라 당의 운영 동력은 물론 총선 판도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낮으면 ‘윤석열’이라는 브랜드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 비주류를 중심으로 갈등이 노골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당 지도부의 ‘친윤 색체’가 강해 외연 확장이 어렵다는 한계도 제기된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경합 지역인 수도권의 경우 대통령 지지율에 많은 영향을 받는 지역구”라며 “참신한 인물과 공약을 제시하더라도 대통령 지지율이 낮으면 선거에서 이기기 힘들다”고 했다.

여권은 사무총장과 대변인 등 당직 인선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당내에선 김 대표가 친윤계 인사를 전진 배치할 것이란 관측과 함께 당 화합 차원에서 계파색이 옅은 인사를 기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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