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장용 시스템온칩(SoC·한 개의 칩에 다양한 기능을 넣은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한층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전장 SoC 신규 수주를 위한 연구개발(R&D), 영업 강화 전략을 세웠다.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관련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에 들어가는 고성능 전장 SoC는 운전 상황을 판단하고 제어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발표한 사업보고서에서도 “중장기적으로 고성능 전장 SoC 수요 증가 등에 따라 파운드리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사업보고서에서 고성능 전장 SoC에 대한 성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등으로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전장 SoC를 중심으로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1분기엔 파운드리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겠지만 하반기부터 주요 국가 긴축 완화 등 수요 진작과 공급망 정상화에 따른 점진적 회복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차량용 반도체로 SoC, 모뎀, PMIC(전력관리반도체), 이미지센서를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가 가장 기대를 거는 분야는 고성능 전장 SoC다. 이 회사는 전장용 칩을 개발해 아우디, 폭스바겐, BMW 등에 납품하고 있다. 테슬라 자율주행칩도 생산 중이다. 지난달부터는 첨단 5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 기업 암바렐라의 자율주행차 반도체도 제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올해 760억2700만달러에서 2026년 1081억8100만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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