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남정의 딸이자 유명 걸그룹 스테이씨 시은의 여동생 박시우양이 사람들의 시선을 과하게 의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그가 '카인 콤플렉스'를 앓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3일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한 박양의 언니인 스테이씨의 멤버 시은은 "시우가 자신을 극으로 몰아넣는다"면서 "극단적으로 수면욕과 식욕을 배제하면서까지 독하게 입시에만 몰두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빠 박남정 역시 "너무 독할 때가 있어 아버지로서 걱정된다"고 전했다.
오 박사가 박양에게 대학 수시 5관왕을 달성해가며 독하게 공부한 이유를 묻자,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1등에 집착하게 됐다"며 "'박남정의 딸'이라는 꼬리표와 '아이돌 언니'의 존재가 큰 외적 동기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박양은 연습생 생활, 드라마 촬영, 공부까지 뭐든 잘 해냈던 언니처럼 되고 싶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먼저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던 언니에게 부모님의 관심과 걱정이 쏠렸던 것이 부러웠다"고 덧붙였다.
이에 오 박사는 '나를 움직이는 힘'인 '동기'를 언급하며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내적 동기'와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는 '외적 동기'가 있음을 설명했다.
오 박사는 "닮고 싶은 사람을 보며 기준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하며 형제·자매간 본능적으로 생기는 질투 심리인 '카인 콤플렉스'를 언급했다. '카인 콤플렉스'란 창세기 4장의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용어로 형제자매간에 질투, 열등감 등의 적의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부모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형제간에 나타나는 적개심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형제자매에 대한 질투, 적개심 등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공격적인 경쟁이 지속된다고 봤다. 예컨대 부모가 특정한 자녀만을 편애하는 양육 태도를 보이게 되면 상대적으로 사랑을 덜 받거나, 부족하다고 느끼는 아이는 이 같은 콤플렉스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형제에게는 없는 본인만의 고유한 성향 및 특성을 갖출 경우 역으로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형제자매를 인정하고, 부모와 마찬가지로 자기 혈육이라고 인정할 수 있도록 꾸준한 교육과 이해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마음소풍 심리상담센터' 관계자는 "마음먹은 대로, 깨달은 대로 마음가짐을 달리해 극복한다는 것은 스스로 이뤄내기 힘든 일일 수 있다"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경계심, 경쟁심 보다는 함께 어우러지고자 노력하면서 몸에 배 있던 불안감을 조금씩 덜어내기 위한 노력을 하면 경직되어 있던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 박사도 "타인의 시선을 과하게 의식할 경우 스스로 불안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자신만의 내적 동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