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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사내 우호 지분 11%…국민연금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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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의 공격을 받는 KT&G의 사내 기금·재단,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지분이 약 11%(지난해 9월 말 기준 추정치)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보고서상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관리공단(지분율 7.44%)보다 많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이들이 KT&G의 ‘방어벽’ 역할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5일 IB업계에 따르면 KT&G 우리사주조합을 포함해 사내 6개 기금·재단이 보유한 지분은 감사보고서상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보다 많다. 지난 3일 종가 기준으로 1조3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KT&G는 현재 장학·복지를 위한 2개 재단과 임직원을 위한 3개 사내복지기금을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11%의 지분은 시장에 유통이 불가능한 주식”이라며 “사회적 약자 지원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회사가 재단 등에 자사주를 기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결권 행사 여부에 관해서는 “각 재단, 기금이 자체 판단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경영권 방어와는 상관없다는 얘기다.

증권업계에선 공익법인인 사내 재단들도 KT&G 현 경영진에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부터 KT&G복지재단(2003년 설립)을 이끄는 민영진 이사장은 KT&G 대표(2010~2015년) 출신이다.

올해로 임기 6년째인 백복인 KT&G 사장은 KT&G장학재단(2008년 설립) 이사장을 함께 맡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과 사내기금은 의결권 행사 시 현 경영진의 결정을 따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3월 말로 예정된 KT&G 주주총회에서 KT&G와 FCP의 표 대결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박빙으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FCP는 KT&G의 100% 자회사인 KGC인삼공사 분리 등을 요구하며 지난 1월부터 총 11건의 주주제안서를 보내 KT&G를 흔들고 있다. 현재 약 15%의 자사주를 보유한 KT&G는 올해도 3000억원어치를 추가 매입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KT&G가 자사주 매입에 사내 기금을 활용한 것에 관해 부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지 않은 게 투자자들에게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려는 목적 아닌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사주가 기업가치 개선 이외의 용도에 사용되는 일이 빈번하다”며 “기업의 중장기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사주 활용법은 소각 외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해 KT&G 측은 1월 말 기업설명회에서 “자사주 소각만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사주는 소각 시점이 아니라 매입 시점에 자본 감소가 발생한다”며 “자기자본이익률(ROE)같이 기업가치와 연관된 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사주 매입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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