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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미술시장 제패, 올해에 달려…해외 큰손 컬렉터 유치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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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시장은 지난해 급성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집계 결과 미술품 유통액이 1조377억원에 달했다. 사상 처음 1조원 돌파다. 화랑들의 역할이 컸다. 경매시장은 30% 이상 줄어든 반면 아트페어(3020억원)와 화랑(5022억원) 매출은 각각 59.8% 증가했다. 특히 세계 3대 아트페어로 손꼽히는 영국 프리즈(Frieze)를 국내에 유치한 ‘프리즈 서울’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와 함께 개최해 미술품 투자에 대중의 관심을 더욱 키웠다. 이런 움직임을 이끌어온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70)이 최근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년. “지금은 한국 미술시장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시기”라는 황 회장에게 미술시장 전망과 과제 등을 들어봤다.

▷169개 회원 화랑 중 150개 화랑 대표가 참여한 투표에서 딱 한 표 차이로 당선됐는데 선거 후유증은 없습니까.

“선거 땐 갈라져 경쟁했지만 원팀으로 달려왔던 선거 전처럼 다시 뭉칠 겁니다. 우리에겐 키아프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공통 과제가 있으니까요. 지금은 경기가 워낙 나쁘니까 그간 비축해 놓은 협회 재정으로 화랑들에 전시지원금을 줘서 전시를 활성화하려고 합니다.”

▷키아프를 프리즈나 아트바젤 같은 세계적 아트페어로 성장시키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는데 구체적 복안이 있나요.

“제 임기 중 가장 중요한 목표가 키아프의 해외 진출입니다. 우선 오는 9월 15일부터 인도네시아에서 ‘키아프 자카르타’(가칭)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K팝을 비롯한 K컬처가 가장 인기 있고 K브랜드의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 인도네시아예요. 인구가 3억 명에 육박하고 부자가 1500만 명이나 됩니다. 한국무역협회, 코엑스와 손잡고 현지조사도 했습니다. 한국 수출 상품에 아트를 입히면 부가가치가 높아질 겁니다.”

▷지난해 키아프는 ‘프리즈 서울’에 많이 밀리는 느낌이었습니다만.

“작년에는 전시 공간이 부족해 키아프에 참여하지 못한 국내 화랑을 위해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키아프 플러스’를 동시에 열었으나 잘 안됐습니다. 올해는 코엑스 1층의 모든 전시공간을 확보해 참여 화랑을 대폭 늘립니다. 국내 화랑 125개, 외국 화랑 75개 등 200여 개 화랑이 키아프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전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작가를 엄선하고 전시 구성도 보다 세련되게 하도록 참여 화랑들을 도울 생각입니다.”

▷제2의 화랑미술제도 연다고 들었습니다.

“원래 매년 2~3월 열려온 화랑미술제는 그해 첫 아트페어인데 올해는 장소 문제로 연기돼 4월 12일 코엑스 B, D홀에서 열립니다. 대신 참여 화랑을 156개로 늘리고 부스(전시공간) 넓이도 확 키웠어요. 5월에는 제2의 화랑미술제를 광교 신도시의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엽니다. 배후의 유동인구가 700만 명에 달하는 요지여서 기대가 큽니다.”

국내 미술시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과열 양상을 보일 정도로 급상승하다 하반기에는 조정기로, 지금은 침체기로 접어든 모양새다. 경제의 복합위기 탓이 크다. 지난 2~5일 열린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는 올해 첫 아트페어여서 큰 관심을 모았으나 경기침체 영향이 뚜렷했다.

▷올해 미술시장은 어떨까요.

“경기침체의 영향은 확실히 있어 보입니다. BAMA에 이어 화랑미술제(4월) 아트부산(5월) 키아프(9월) 대구국제아트페어(11월) 등 굵직한 행사들이 이어지는데 준비를 더 잘 해야죠. 그래도 고무적인 건 키아프 지원자가 많아졌다는 겁니다. 140개 이상 외국 화랑이 참가를 신청했어요. 이들이 내년에도 오게 하려면 장사를 잘하고 가게 해야죠. 경기를 타지 않는 외국의 최고 부자 컬렉터를 최대한 많이 불러들일 겁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한테 총지휘자가 돼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해외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 지사를 통해 그림을 살 만한 최고급 관광객을 불러달라고요. 조성진 임윤찬 같은 클래식 스타의 연계 공연도 추진 중입니다. 아트바젤을 홍보하는 세계적인 홍보회사도 동원하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미국상공회의소, EU상공회의소 등의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미술전문 플랫폼인 아트시(Artsy)에 회원 화랑들이 단체로 가입하고 화랑협회 앱과 연계해 소통, 거래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해외 미술시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경기는 매우 나쁘지만 퀄리티 높은 아트페어는 성공한다는 걸 작년 10월 열린 ‘제1회 파리 플러스 파(Paris+Par) 아트바젤’이 보여줬죠. 반면 지난 1월 열린 ‘아트 싱가포르(ART SG)’는 내용이 좋았고 좋은 화랑들도 많이 참여했으나 판매가 그리 잘 되진 않았습니다. 컬렉터 층이 얇았어요. 그전에 열린 ‘아트 타이베이’도 그랬고요. 상하이는 잠재력이 큰데도 세금과 중국 정부의 부패척결 등으로 인해 가라앉아 있습니다.”

▷각국 경쟁이 치열하죠.

“올해는 아시아 시장 패권을 놓고 각국의 경쟁이 치열할 겁니다. 아시아 시장을 누가 제패하고 주도할지 올해가 승부처가 될 것입니다. 오는 21일 개막하는 ‘아트바젤 홍콩’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그 때문이죠. 아시아 1위였다가 위상이 흔들린 홍콩의 부활 여부를 가늠할 수 있으니까요. 키아프와 프리즈가 손잡은 서울, 바젤과 손잡은 도쿄아트페어의 경쟁도 주목할 만합니다. 싱가포르는 중동, 인도 등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중요하고요.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우리는 미술 외에 음악, 음식, 영화 등 ‘K브랜드’를 총동원해야 합니다.”

▷미술품 양도세 비과세, 상속세 물납제 등 미술계 숙원이 해결됐는데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제도적으로 더 보완할 점이 있나요.

“현재 법인이 1000만원 이하 작품을 사면 손비 처리를 해주는데 이걸 2000만~3000만원으로 확대해달라고 문체부와 논의 중입니다. 병·의원 같은 곳에서 연간 3000만~4000만원의 렌트비를 내고 그림을 전시하는 수요도 개발했으면 합니다. 화랑의 전속작가제 강화, 미술평론 활성화를 위한 원고료 인상, 협회가 만드는 평론지 ‘화랑춘추’ 복간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 황달성 회장은 금산갤러리 운영…정·재계 넘나드는 '마당발 인맥'
황달성 회장은 고려대 지질학과 졸업 후 고교 교사로 일하다 미술계에 발을 들였다. 처음엔 집안에서 하던 사업 때문에 화가들과 어울리다 컬렉터가 됐고, 1992년 금산갤러리를 열었다. 미술품을 사는 것 못지않게 좋은 작가를 발굴·육성하는 갤러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였다.

화랑협회 국제이사를 맡고 있을 때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출범을 주도해 제1회 행사를 2002년 아시안게임이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 열었다. 한때 아시아 1위였다가 아트바젤 홍콩, 상하이 웨스트번드 아트페어 등에 밀려 6~7위까지 추락한 키아프의 해외 진출은 물론 서울을 아시아 ‘아트 허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키아프 사무처장과 한국판화사진진흥협회 회장을 지냈고, 베이징과 도쿄에서도 갤러리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아시아호텔아트페어, 스푼아트페어 등 다수의 아트페어를 기획·운영했다.

이념 성향, 분야에 관계없이 사람을 좋아해 ‘마당발 인맥’을 자랑한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을 유치한 뒤에는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을 설득해 키아프 조직위원장을 맡겼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지인들이 옆에서 거들었다.

그 결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가 대거 조직위원으로 참여해 힘을 보탰다. 초등학교 동창인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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