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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복종을 강요하는 미국 패권주의에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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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계 최고의 ‘테러리스트 국가’다. 21세기 미국의 대외정책은 정치적, 도덕적, 군사적, 경제적으로 완전히 실패했다. 수십만 명의 목숨을 빼앗고 수백만 명을 빈곤으로 내몬 미국은 나치처럼 전범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

미국을 ‘적’으로 규정한 중국이나 북한 등의 정치인이 한 말이 아니다. 세계적 언어학자이자 진보 지식인인 노암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의 분석이다. 올해로 95세인 그는 ‘시대의 양심’으로 불린다. 1960년대 베트남전쟁 당시 에세이 <지식인의 양심>을 출간한 후 꾸준히 권력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다.

촘스키가 최근 인도 출신 언론인 비자이 프라샤드와 함께 낸 대담집 <물러나다>도 그 연장선이다. 그는 책에서 베트남, 라오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등 미국이 ‘세계를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일으킨 전쟁의 이면을 고발한다. 이렇게 여러 나라에 시비를 걸고, 복종을 강요하는 미국의 행태가 지금의 ‘신냉전’과 세계적인 불안정을 가져왔다는 게 촘스키의 주장이다.

책은 비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촘스키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대중이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본질을 깨닫고, 미국의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한다면 지금 우리가 직면한 세계대전 위협, 기후위기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소 복잡한 내용을 촘스키와 프라샤드가 대화하는 형식으로 가독성 있게 풀어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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