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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감정 읽고 옛추억 꺼내놓고…모바일 축제 주인공 된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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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챗봇을 보험사에 최대한 빨리 도입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비용은 얼마죠?” “유통기업 맞춤형으로 AI 모델을 학습시킬 수도 있나요?”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의 마이크로소프트(MS) 부스에선 각 분야 기업 관계자가 몰려 이 같은 질문을 쏟아냈다. 플랫폼 활용법을 묻는 이부터 도입 비용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사람까지 부스가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최근 AI 기술을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접목해 검색형 AI 챗봇을 발표한 MS는 부스에 서비스 시연 공간 등을 마련했다. 음성·생체정보 인식 기술과 AI 대화 기술을 접목한 ‘뉘앙스’ 솔루션도 출품했다. 의료·헬스케어를 비롯한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서비스다. MS가 2021년 160억달러(약 21조원)에 인수한 같은 이름의 AI 음성인식 기업 뉘앙스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이다. 현장에서 만난 미치 워너 MS 수석엔지니어는 “대화형 AI서비스인 챗GPT가 ‘AI 신드롬’을 몰고 와서인지 AI 도입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며 “기업명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오늘 반나절만 해도 한국에서 여러 팀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퀄컴은 대규모 AI 인프라 없이도 스마트폰에서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을 곧바로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클라우드에 따로 접속하지 않아도 모바일 디바이스만으로 고품질 생성 AI를 쓸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AI 서비스 차별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정보 전달과 감성 교류를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SK텔레콤은 3월에 개인 AI 비서 서비스 ‘에이닷’에 장기 기억과 멀티모달 기능을 적용한다. 장기 기억 기능을 넣으면 AI가 과거에 입력된 데이터도 고려해 답변할 수 있다. 멀티모달은 텍스트를 비롯해 음성, 이미지, 제스처, 생체 신호 등 여러 유형의 데이터를 이해하는 기술이다. 이 두 기능을 더하면 AI가 이용자와 예전에 이야기한 내용까지 꺼내며 마치 사람처럼 종합적으로 정보를 추론하고 전달할 수 있다.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은 사진, 영상 등의 화질을 개선하는 ‘슈퍼노바’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앱 ‘매직터치’를 이번 MWC에서 선보였다. 스마트폰 하나로 오래된 사진, 저해상도 사진을 실시간으로 업스케일링(고화질화)할 수 있다.


KT가 전시장에 출품한 초거대AI ‘믿음’도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AI를 표방한다. 이용자의 기분과 감정까지 읽어 ‘낄 땐 끼고, 빠질 땐 빠지는’ 차세대 AI로,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와 일반 소비자용 실생활 서비스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믿음은 자연어 처리 과정에서 입력된 정보를 맥락에 따라 파악·추론하는 인코더 기능, 데이터를 취합해 정답 확률이 높은 정보를 내놓는 디코더 기능을 모두 쓰는 게 특징이다. 챗GPT는 디코더 기능만 활용한다. 위로 등 감정적인 대화 기능은 없이 정보 요약, 번역, 검색 결과 제시 등에만 특화했다는 얘기다.

KT AI2XL(AI 연구소)의 배순민 소장은 “인코더 기능을 활용하면 AI가 말하는 이용자의 심리적 상태를 파악해 적절히 반응할 수 있다”고 했다. 시험에 떨어진 사람에게 ‘실력이 기준 미달이네요’라고 사실을 짚어주는 게 아니라 ‘너무 낙담하지 말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OO부분을 더 공부해 보는 게 어때요’라며 따뜻한 말을 건네는 AI를 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T는 이를 자사 인터넷TV(IPTV) ‘오은영 박사의 육아상담’ 서비스에 시험 적용하며 고도화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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