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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재고조 속에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환율 상승)하고 있다. 시진핑 리스크, 부채 부담 등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도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28일 상하이 외환시장(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0.07% 오른 달러당 6.9480위안을 나타내 7위안 선에 바짝 다가섰다. 역내시장 환율은 지난 21일부터 4거래일 연속 오른 뒤 전날에는 0.3% 하락했다. 홍콩 역외시장에서도 이날 위안화 환율이 장중 최고 0.07% 올랐다.
역내시장 기준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8.5% 급등했다. 월간으로는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 연속 상승했다. 위안화 환율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 유출과 ‘제로 코로나’ 방역 등에 따른 중국 경기 침체가 중첩된 결과였다.
이후 11월 1일 7.3275위안의 고점을 찍은 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계기로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 정찰풍선 격추, 코로나19 중국 기원 주장 재개 등으로 양국 갈등이 다시 고조되자 2월 들어선 3% 가까이 상승했다. 경기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으면 작년 12월 2일 이후 처음이 된다.
올해 중국 경기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의 근거로 부채 부담이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31개 성·시 가운데 17개가 지난해 재정수입 대비 부채 비율이 120%를 넘은 것으로 집계했다. 수입 대비 부채 비율이 높다는 것은 지방정부가 인프라 투자에 투입할 재원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다. 중국 지방정부가 지난해 지방채 이자 상환에 쓴 돈은 총 1조1210억위안(약 212조3000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위안을 넘어섰다.
중국은 이달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서 인프라 투자용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의 올해 발행 한도를 결정한다. 이 한도는 2021년과 작년 각각 3조6500억위안이었다. 블룸버그는 올해 한도를 소폭 증액한 3조8000억위안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해에 올해 몫 2조1900억위안어치를 미리 발행했기 때문에 실제 부양 효과는 작년보다 작을 전망이다. 2021년에는 2022년 쿼터 중 1조4600억위안을 미리 당겨서 썼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