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영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최종 후보자(사진)가 주주총회 의결을 거친 당일 전격 사퇴했다. 5명의 후보가 경합 중인 상황에서 사전에 HUG 임원들의 업무보고를 받았다는 논란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임 사장 후보자의 전격 사퇴로 전세 사기 여파로 13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HUG의 경영공백이 길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7일 “HUG 주주총회 의결을 거친 박 후보자가 국토부를 통해 자진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HUG는 이날 부산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장 후보 5명 중 박 후보자를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임명 제청과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만 남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사전 업무보고 논란’이 불거진 데다 정순신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낙마 사태가 발생하면서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박 후보자는 1987년 쌍용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업계에 몸담아온 증권맨 출신이다.
HUG는 전세자금 대위변제로 지난해 적자로 전환하는 등 현안 해결이 시급한 상태다. 2021년 5040억원에 그쳤던 HUG 전세보증금 대위변제액은 급증한 전세 사기 탓에 지난해 9241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당기 순손실은 1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에만 집주인 대신 갚은 대위변제액이 1700억원에 달했다.
최종 사장 후보가 사퇴하면서 경영 공백은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신임 HUG 사장을 선정하기 위해선 임원추천위원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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