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이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KAIST와 포스텍의 연구 중심 의대 설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지난 24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 참석해 “KAIST와 포스텍에서 꾸준히 (연구 중심 의대 설립 허가를) 요청해왔는데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사과학자는 임상 의료와 연구개발을 동시에 수행하는 바이오 의료 전문가다. 미국은 매년 의과대학 졸업생 가운데 1700여 명의 의사과학자를 배출하고 있지만 한국은 30여 명에 불과하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이 미래 의료시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바이오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기 위해선 의사과학자를 적극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부총리는 이날 토론자로 나선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이공계 우수 인재의 의대 쏠림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하자 이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수재들이 의대에 진학하는 길을 막지 말고 한국이 바이오 의료산업 강국으로 거듭나는 데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부총리는 대학에 과감한 혁신도 요구했다. 그는 “정부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를 폐지하는 등 관련 규제를 적극 완화하고 있는 만큼 대학들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AI 기술을 도입해 임기 내 낙오자 없는 개별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부총리는 “학생 수는 과거의 4분의 1로 줄었는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와 연동돼 있어 예산이 넉넉해졌다”며 “여기에 AI 발달로 1 대 1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 도입 △교원 역량 강화 △학교의 자율성 확대 △유보통합(영유아 교육·보육 통합) 등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대한민국은 교육의 힘으로 성장한 나라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교육의 힘을 믿고 있다”며 “교육개혁을 실현할 수 있는 원동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