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공공과 민간부문 가릴 것 없이 지속가능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반드시 실천해야 할 과제가 됐다.
세계적으로 RE100(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과 그린택소노미와 같은 국제적 주도권(이니셔티브)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환경보전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산림청 등 관계 기관들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정원과 수목원으로 ESG를 실천하는 류광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장(사진)에게 공공기관의 ESG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SG 경영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경영 트렌드와 정부 정책에 맞물려 공공 부문에도 예외 없이 ESG 바람이 불었습니다. K-택소노미(2021년 환경부)와 K-ESG 가이드라인(2021년 산업부)이 연이어 나오면서 우리나라도 기관마다 ESG 경영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지구와 미래 세대를 위해 ESG를 실천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공공 부문의 역할입니다. 한수정은 산림정책 실행기관으로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생물 다양성 보전·복원, 연구와 정원 분야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ESG 시너지를 창출합니다. 민간의 ESG 확산을 위한 인프라도 구축했습니다..”
▷ESG 경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한수정은 산업부의 K-ESG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100점 만점의 성과 목표를 만들었습니다. ESG 분야를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사회적가치성과실을 ESG혁신실로 명칭을 변경해 ESG 추진 총괄부서로서 인력과 예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성과보고회를 진행해 우수 부서를 선정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등 ESG 홍보에 힘쓰고 있습니다. 지난해 공·사립 수목원과 17만 명을 대상으로 대국민 탄소중립 교육을 진행했고, 정원산업계와 지역 임·농가를 연결하는 등의 ESG 플랫폼 기관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요.
“생활밀착형 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합니다. 녹색생활공간 확충과 탄소저감, 폭염 완화를 위해 공동·다중이용시설에 정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생활밀착형 정원은 지난해 전국 106곳에 조성했습니다. 760명의 시민이 참여해 정원문화 확산과 지속가능한 정원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사립수목원과의 계약재배를 통해 자생식물 24만 본을 심었습니다. 정원 소재로 가치가 뛰어난 우리나라 자생식물을 알리고 사립수목원과의 상생협력을 실천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인재 양성과 도시재생에 앞장서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원 분야 진출을 꿈꾸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현장 실습형 공모전인 ‘정원드림 프로젝트’를 통해 전문인력 양성과 도시재생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참가자가 정원작가와 정원을 디자인하고 조성하는 등 정원분야 실무를 경험하는 정원드림 프로젝트도 4년째 운영 중입니다. 지난 3년간 75개 팀이 참가해 전국 도심 유휴공간에 75개의 아름다운 정원을 조성했습니다. 한수정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37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했습니다. 또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스마트가든 사업을 통해 지난해 전국 1002곳에 실내정원을 조성했습니다.”
▷산림 분야 ESG 플랫폼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는 무엇인가요.
“지난해 3월 울진·삼척 지역에 큰 산불 피해가 발생해 2만923ha(여의도 72배 면적)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재난 극복에 동참하고자 수목원 관람객과 직원들이 모은 성금으로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이불 200채를 전달했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지역에 공공정원을 조성하고, 재해를 겪은 주민과 진화대원들의 마음을 식물로 보듬고자 1800여 명의 피해지역 청소년과 진화인력을 대상으로 정원을 통한 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했습니다. 파괴된 산림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적십자에서 모금한 성금 3억원으로 산불 피해지역에 ‘기부자의 숲’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숲이 조성되면 국민들과 나무심기 행사, 숲가꾸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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