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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4월 러시아 방문 유력…푸틴에 '종전' 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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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24일)을 앞두고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르면 오는 4월 러시아를 방문해 평화협상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미국과의 핵군축조약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도 안 돼 “미국의 태도에 따라 복귀하겠다”며 혼선을 빚었다.
시진핑, 평화협상 촉구 나서나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왕 위원에게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왕 위원에게 시 주석에 대한 ‘러브콜’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 정세가 어렵다”며 “양국 협력은 국제 정세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왕 위원도 “시 주석이 안부를 전해달라고 했다”며 “양국의 전략적 협업 관계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서방 언론들도 시 주석의 방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시 주석이 몇 개월 안에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다자 평화 대화를 촉구하고 핵무기 사용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구체적인 방러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4월 또는 러시아의 건승기념일(5월 9일) 전인 5월 초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3월엔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분쟁 종식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서방의 질타를 받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왕 위원은 지난 18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을 만나 “우크라이나 위기가 장기화하고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WSJ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전쟁을 몇 주 앞두고 만나 ‘한계 없는’ 우정을 보여주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며 “중국의 입장 선회는 상당히 중대한 변화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분쟁 중재자를 자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대 초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6자회담을 주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쑨윈 중국프로그램 국장은 이와 관련해 “중국은 단지 평화를 촉구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전쟁 종결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러 “美 성의 보이면 핵군축조약 복귀”
우크라이나전쟁 장기화로 국제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러시아는 핵군축조약 중단을 선언한 지 하루도 안 돼 한발 물러섰다. 러시아 외교부는 21일 “미국이 정치적 긴장 완화를 위한 선의를 보이면 핵군축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참여 중단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약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계획을 앞으로도 미국에 통보하고, 핵무기 양적 제한도 준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핵군축조약 참여 중단을 발표했다. 푸틴이 갑작스럽게 핵군축조약 참여 중단 카드를 꺼낸 건 미국과 서방을 압박해 유리한 종전 선언을 이끌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러시아 상·하원 의회는 각각 핵군축조약 참여를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전날 “러시아의 무책임한 핵 관련 발언”이라며 규탄 성명을 냈다.

한편 러시아가 2030년까지 우방이자 이웃 나라인 벨라루스를 통합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미국과 유럽의 언론사들이 이런 내용을 담은 러시아 비밀문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군을 배치해 우크라이나 북쪽 국경을 통해 공세를 벌일 것이란 가능성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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