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대학교수 노조의 노동쟁의 조정 신청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가 심각해지면서 재정구조가 취약한 대학을 중심으로 교수들의 근무 조건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2일 공개한 '대학교수 노조의 노동쟁의 조정 신청'자료에 따르면 노동쟁의 조정은 2020년 1건에 그쳤지만 2021년 18건, 2022년 26건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학교원의 노조 설립을 금지했던 구 교원노조법 제2조가 지난 2018년 8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으면서 2020년 개정?시행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헌재는 당시 "이 조항이 초등학교, 중등학교 교사들의 노조 활동만을 인정하고 있어 대학교수들의 노조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결정한 바 있다.
노동쟁의 조정신청이 급증한 데 대해 중노위는 "학령인구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학생 충원의 어려움, 등록금 동결 등으로 재정구조가 취약한 대학을 중심으로 교수의 근무조건과 연구환경이 과거에 비해 악화한 것도 노동분쟁이 가파르게 상승한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3년간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처리한 교수노조 조정사건 44건 중 ‘조정안 수락 등’ 17건, ‘조정안 거부(중재개시)’ 14건, ’행정지도 및 취하‘가 13건으로 조정성립률은 54.8%로 나타났다.
조정신청 내용을 살펴보면 단체협약 28건(63.6%)이 가장 많았으며, 임금협약이 16건(36.4%)으로 뒤를 이었다. 임금협약 조정성립률은 22.2%로 단체협약 조정 성립률 68.2%의 1/3이하 수준에 그쳤다.
교원노조법은 대학교수 노조에는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만 허용하고 단체행동권은 금지하고 있다. 노사 간 분쟁이 발생할 경우 중노위 조정과 중재를 통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
김태기 중노위원장은 "대학교수 노사의 경우 일반 사업장과는 달리 노사 간 자율교섭 경험이 부족하다"며 "그간의 축적된 판례나 행정해석이 없는 상황에서 분쟁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