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배터리는 전기차, 스마트폰, 전동공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전력장치에 적용된다. 그 안에 들어가는 소재가 무엇이냐에 따라 성능과 특성이 구별된다. 특히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는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출력 등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양극재가 배터리의 성능을 결정한다면, 양극재는 구성하는 원료에 따라 성능과 특성이 좌우된다. 에너지밀도를 결정하는 니켈(Ni), 안정성을 높이는 코발트(Co)와 망간(Mn), 출력 특성을 향상하는 알루미늄(Al) 등의 원료 중 어느 원료를 어떤 비율로 조합하느냐에 따라 성능과 특성이 달라진다. 양극재의 △용량 △에너지밀도 △안정성 △수명 △가격경쟁력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비자들의 이용 편의성 향상을 위한 전기차 주행거리 증대가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양극재의 니켈 비중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니켈이 전기차 주행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양극재 용량·에너지밀도를 결정하기 때문에 니켈 비중을 80% 이상으로 극대화한 High-Ni(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재가 주목받게 됐다.
삼원계는 리튬·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을 활용해 생산하는 양극재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크게 NCM(니켈·코발트·망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으로 구분된다.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들은 양극재의 고니켈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 고품질의 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재를 양산하면서 글로벌 양극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고품질 앞세운 삼원계 양극재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으로 구성된 NCM 양극재는 용량과 에너지밀도가 높아 주행거리와 출력이 중요한 전기차 배터리소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삼원계 양극재다. 통상 니켈 함량이 80%를 넘으면 하이니켈로 본다. 니켈 함량에 따라 NCM622, NCM811 등으로 부른다.NCM 제품명 뒤에 붙는 세 자리 숫자는 니켈·코발트·망간 함유 비율을 뜻한다. 예를 들어 NCM622는 니켈 함량 60%, 코발트 함량 20%, 망간 함량 20%라는 뜻이다. 여러 원료를 하나의 입자구조로 결합해 강도와 열 안정성을 높여 배터리 수명을 늘린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도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니켈 80% 이상 하이니켈 NCM(A) 양극재를 양산해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으며,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 양산도 앞두고 있다.
NCMA 양극재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으로 구성된 NCM 양극재에 알루미늄을 추가한 고품질의 하이니켈 양극재다. 업계에서는 NCMA 양극재를 사원계로 부르기도 한다. 난도 높은 공정을 통해 NCM 양극재에 알루미늄을 추가해 전기차 주행거리와 출력, 배터리 안정성과 수명 성능까지 향상시켰다. 원통형·각형·파우치형 배터리 등 다양한 폼팩터에도 적용 가능하다. 포스코케미칼은 NCM뿐 아니라 니켈 함량을 80% 이상 높인 NCMA 양극재 생산체계도 구축했다.
리튬,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NCA 양극재는 에너지밀도와 용량 특성이 우수해 전기차뿐 아니라 전동공구용 배터리에 활용되는 하이니켈 양극재다. 에너지밀도가 높아 고출력을 내는 만큼 열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위해 특수 코팅 기술을 활용해 안정성과 수명을 높이는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가성비 좋은 LFP
전기차의 가격경쟁력, 안정성 강화 측면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주로 양산하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LFP 양극재는 리튬과 인산철(FePO4)을 핵심 원료로 한다. 다른 원료 대비 가격이 높은 니켈·코발트는 함유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우수하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기술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는 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재 대비 용량·에너지밀도가 낮아 전기차 주행거리 증대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용량·에너지밀도가 높은 하이니켈 삼원계는 통상 고성능·프리미엄 전기차에 적용된다. 에너지밀도는 낮지만 가격경쟁력·안정성 성능이 우수한 LFP는 보급형·엔트리급 전기차에 주로 장착된다. 코발트 빼고 리튬·니켈·망간 섞은 NMX 등 차세대 양극재 개발도 활발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라인업이 다양화되면서 배터리 소재 기업들도 차세대 양극재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NCM(A), NCA 등 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이 높은 LFP 양극재 개발 및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격이 높고 채굴 시 환경 오염, 인권 침해 우려가 있는 코발트 함량을 줄인 코발트프리(Co-free), 하이망간(코발트 대신 망간 비율을 높임) 양극재 등도 개발·양산할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양극재 라인업 다양화에 따라 엔트리(entry)급부터 프리미엄 전기차, ESS, 전동공구용 소형전지 등까지 양극재를 다양하게 공급함으로써 사업 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차세대 양극재 개발도 박차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코발트 없이 리튬, 니켈, 망간으로 구성된 NMX(코발트프리) 양극재도 개발 중이다. 가격경쟁력뿐 아니라 안정성·용량 등 다방면으로 우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어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LLO 양극재는 대표적인 망간리치(하이망간) 양극재다. 니켈, 코발트 비중은 낮추고 저렴한 망간 함량을 늘려 가격경쟁력이 높고 수급이 안정적이다. NMX와 함께 차세대 양극재로 각광받고 있다. 망간은 니켈보다 세계에 매장량이 10배 이상 많기 때문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코발트프리, 하이망간 양극재까지 개발해 양극재 풀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1세대 양극재인 LCO 양극재는 리튬과 코발트만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떨어지지만 높은 밀도와 수명을 갖추고 있어 스마트폰 배터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호주 니켈 광산,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폐배터리에서 핵심 원료를 추출할 수 있는 리사이클링 사업 등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과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를 앞세워 다양한 성능의 양극재를 생산해 국내 배터리 업체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도 전기차의 주행거리, 충전속도 등 성능 향상과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전기차 라인업 구축을 위해서는 그만큼 차별화된 특성을 지닌 양극재가 필요하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최첨단 연구 인프라 등을 앞세워 엔트리급·보급형부터 프리미엄 라인 전기차, ESS, 전동공구용 소형전지 등까지 공급할 수 있는 양극재 풀 포트폴리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도움말=포스코케미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