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이 오는 27일(현지시간)부터 내달 2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5세대 통신(5G) 가속화, 증강·가상현실(리얼리티 플러스), 오픈넷, 핀테크, 디지털화(디지털 에브리씽) 5가지 테마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200개국 2000여개 기업에서 8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 AI 내세운 SKT, DX 앞세운 KT
국내서는 3대 이동통신사 가운데 SK텔레콤, KT가 대형 부스를 차린다. SK텔레콤은 1000㎡ 규모의 대형 전시관을 마련해서 '인공지능(AI) 혁신의 파도가 몰고 올 변화'를 주제로 AI, 에어택시(UAM), 6세대 통신(6G) 등 관련 기술을 선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 박람회(CES) 2023에 참여한 데 이어 MWC 2023에도 참석해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KT도 구현모 사장이 오는 28일 '공동창조의 시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는 등 적극적이다. 통신업체에서 디지털 회사(디지코)로 바뀌고 있는 KT의 모습을 설명하고 디지털 전환(DX) 플랫폼, DX 영역 확장, DX 기술선도 3가지 테마의 전시관을 꾸린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부스는 따로 안 만든다. 종전에는 LG전자의 모바일 사업부와 함께 부스를 설치해 왔지만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데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 대응에 집중해야 해서다. 이상헌 NW선행개발담당과 김대희 NW인프라기술그룹장 등 사업부 리더들이 참가해 현지서 관계사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맡을 예정이다.
CES에 이어 MWC에서도 국내 스타트업들의 약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차용 클라우드 솔루션을 보유한 드림에이스가 퀄컴과 공동부스를 마련하는 등 한국계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총 130곳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2) '뜨거운 감자' 망 사용료
올해 MWC에선 기업 간 통신망 사용 대가(망 사용료) 관련 논쟁도 뜨겁게 붙을 전망이다. 로컬 통신망을 제공하는 사업자들과 트래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글(유튜브 소유) 및 넷플릭스 간 갈등이 첨예한 주제다.
MWC를 주최하는 GSMA는 220여개국 750여개 통신사업자가 참여하는 단체인 만큼 이 문제에 민감하다. 특히 망 사용료에 관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콘텐츠 사업자(CP)와 인터넷 제공 사업자(ISP) 간의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는 한국의 동향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연사로 나서게 된 배경이다.
빅테크 규제를 강조해 온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 집행위원과 넷플릭스와 메타 등의 주요 임원들도 MWC에 참여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3) 중국 IT 기업들 대거 참석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생산기업들도 MWC에 대거 참석한다. 특히 CES 등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중국 기업들이 이번 MWC 2023에서 신제품을 여럿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삼성전자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폴더블 폰과 유사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포켓나우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는 퀄컴의 최신 칩과 대형 OLED를 적용한 '매직5' 시리즈와 '매직 Vs 폴더블'을 27일 오후 발표한다.
화웨이가 어떤 제품을 내놓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MWC의 첫 번째 홀(홀1)을 통째로 임대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제품을 공개하기로 한 원플러스의 차기작과 화웨이의 신제품은 모두 폴더블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달 초 '파인드 N2 플립' 스마트폰을 발표한 오포가 MWC에서 '더 강력한 것'을 추가로 내놓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외에 ZTE, TCL, 샤오미 등도 최신 기술과 제품을 잇달아 전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