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감소세가 심화하고 있다”며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과 무역수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는 126억9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무역적자의 95%가 에너지와 반도체, 중국 등 3대 요인에 기인했다는 게 추 부총리의 설명이다. 기재부는 무역적자 126억9000만달러 가운데 에너지 수입이 54.9%, 반도체 수출 위축이 19.8%, 반도체를 제외한 중국 요인이 20.3%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투자 활성화를 위해 국회도 한시가 시급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이달 꼭 처리해주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에너지 효율 개선과 절약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한편 강력한 에너지 절약 운동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연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는 “당분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면서 거시경제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그는 “민생 안정의 첫걸음이 물가 안정이고, 물가가 무너지면 다 무너진다”며 “물가가 불안하면 취약계층이 무너지기 때문에 물가 안정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물가와 함께 경기 진작도 신경 쓰겠다고 밝힌 지난 10일 발언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추 부총리는 당시 편집인협회 초청 행사에서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해나가되, 서서히 경기 문제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으로 점점 가게 된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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