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가가 20% 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래가지수가 처음 발표된 2007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22.09%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연간 20% 넘게 떨어진 것은 조사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10.21%)보다 두 배 넘게 하락했다. 지난해 1월 23억7000만원에 매매된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12월엔 17억원까지 떨어져 한 해 동안 28.7%의 낙폭을 보였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 매매가도 지난해 3월 15억6000만원에서 12월 11억원으로 9개월 만에 29.4% 떨어졌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도 16.84% 하락했다. 2021년 각각 34.85%, 30.63% 급등한 인천과 경기는 지난해 22.73%, 22.27%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롤러코스터’ 변동률을 보였다. 광역·특별시 가운데서는 세종시가 23.04%로 하락률 1위였다. 대구(-18.33%) 부산(-13.72%) 울산(-12.33%)도 10% 넘게 떨어졌다.
올 들어서는 집값 하락세가 완만해지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2.91%를 기록했던 매매가 변동률은 올 1월에는 -2.12%로 낙폭이 줄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둘째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8% 하락해 전주(-0.31%)보다 낙폭이 축소됐다. 전국 기준으로도 같은 기간 -0.49%에서 -0.43%로 하락세가 둔화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연초부터 대대적인 규제완화책이 발표된 만큼 작년 대비 가격 하락 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아파트 거래가가 역대급 낙폭을 기록하면서 다음달 공개 예정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해 71.5%이던 공동주택 평균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인 평균 69.0%로 낮출 예정이어서 현실화율 상승폭이 컸던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다음달 17일부터 열람에 들어간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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