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자유투표에 부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 지도부가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검토한다는 데 대해 "무기명 비밀 투표인데 어느 누구도 표결에 대해 이야기해선 안 되는 것"이라면서 "당론으로 정하면 오히려 의원들의 반발심만 촉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대선 과정에서 면책특권이나 불체포 특권을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 않았나"라며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영장심사를 받는 게 깔끔하긴 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당론 채택은 의회주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의원들이 일단 체포동의안을 받아 보고 그다음 명경지수(생각과 마음이 맑고 깨끗하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와 같은 마음으로 상식에 따라, 양심에 따라 표결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당내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에 대해 "그건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의원은 검찰 수사에 대해 "수사 행태나 언론을 통한 장난질 등 그릇된 행태를 볼 때 신뢰가 가지 않는다"라며 "영장 청구뿐만 아니라 수사에 대한 내용도 계속 언론에 흘리면서 이렇게 저렇게 분위기 띄워 낙인 효과를 주려고 한다"고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 압수수색 건수만 310건에 달할 정도로 (검찰이 이 대표를) 탈탈 털었다. 추가적으로 인멸할 증거가 어디 있겠나"라며 "야당 대표가 도주할 우려도 없는데 상식적으로 구속하겠다는 것이 사실 정상인가 되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구속영장 청구의 원인을 이재명 대표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라면서 "자신의 진술 거부는 물론 관련자에 대한 입막음과 증거인멸 시도만 보더라도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대표의 과거 시절 범죄 혐의에 양식 있는 의원들의 상식적인 판단이 민주당을 살리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청구했다. 검찰이 제1야당의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