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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내가 불륜남과 낳은 아이, 출생신고 거부한 남편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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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 중 사망한 아내와 불륜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누가 출생신고를 해야할까.

11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 지역 한 산부인과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산모는 출산 이후 숨졌고, 이 여성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던 법적 남편 A씨는 불륜남의 아이를 자신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릴 수 없다며 출생신고를 거부하고 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이 아이는 A씨의 친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법적인 아버지는 A씨다. 민법상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법적으로 아버지가 아닌 불륜남은 이 아이를 자신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릴 의무나 권한이 없다.

청주시는 A씨에게 출생신고를 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며 설득에 나섰다. 이 아이는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탓에 양육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살핌을 받을 수 없다. 법적으로는 세상에 아직 없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참담하고 비참하겠지만, 출생신고를 직접 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게 청주시의 설명이다.

A씨가 친생자 관계 부존재 청구 소송을 통해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판결을 받아 A씨의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아이의 기록을 말소할 수 있다. 혼외자로 간주되면 아이는 사망한 어머니의 가족관계등록부로 옮겨진다. 하지만 이 소송 역시 출생신고를 전제로 한다.

A씨가 출생신고 후 소송을 하지 않고 양육 포기 의사를 밝힌다면 청주시가 보호절차를 취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아이는 A씨 가족관계등록부에 그대로 남게 된다.

청주시는 A씨가 출생신고를 계속 거부하면 관할 법원에 직권 기록 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양육시설·위탁가정 선정 등 태어난 아이의 보호 절차를 밟기 위해서다. 법원의 허가가 나오면 청주시는 A씨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아이 출생신고를 강제로 할 수 있다.

청주시는 "A씨 입장에서는 가슴이 터지도록 답답하겠지만 출생신고를 한 이후 대책을 찾는 게 법적 절차"라며 "신속히 조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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