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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샀는데 별로"…인플루언서 세계 발칵 뒤집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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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디인플루언싱'(Deinfluencing) 콘텐츠가 화제를 모으면서 관련 해시태그가 붙은 콘텐츠가 급증하고 있다. 디인플루언싱이란 자신의 영향력을 제품 홍보가 아닌 역홍보에 사용하는 활동을 말한다. 이러한 활동을 하는 이들은 인기 상품의 이름을 나열하면서 "구매하지 말라", "사용하지 않을 제품이니 사지 말라"고 하기도 한다. 인플루언서의 홍보 게시물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서 디인플루언싱 콘텐츠가 하나의 운동과 같이 확대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에 해시태그 'Deinfluencer'가 달린 게시물은 1300만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뉴욕포스트는 디인플루언싱을 '틱톡 내 캠페인'이라고 표현했다. 틱톡에서 해시태그 'Deinfluencing'이 붙은 게시물은 1억2690만개를 웃돌고 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립대의 4학년생인 발레리아 프리드(22)는 화장품을 살 때 인플루언서들의 게시물에 쉽게 영향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수년간 필수품이라면서 선전되는 제품에 수백 달러를 쏟아부은 후에야 인플루언서들이 광고한 대부분의 제품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결국 그는 지난 1월 말, 인플루언서 세계를 뒤집고 SNS에서 특정 제품은 가치가 없다고 솔직하게 발언하는 '디인플루언서'가 되기로 결정했다. 프리드는 뉴욕포스트에 "디인플루언싱은 인플루언서들이 홍보해온 제품에 대해 정직성과 투명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가 제품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내용을 담은 SNS 게시물은 조회 수 110만 이상을 기록 중일 정도로 인기다.

그는 "나는 인플루언서들이 홍보하는 다양한 제품에 많은 돈을 썼다"며 "결국 나중에는 그것들이 필요하지도 않고, 그렇게 훌륭하지도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돈을 낭비하지 않도록 돕고 싶다"고 전했다.

디인플루어싱이 이렇게 화제가 된 배경에는 지난 1월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미카일라 노게이라(24)의 '마스카라 게이트' 논란이 컸다고 뉴욕포스트는 분석했다. 144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노게이라가 인조 속눈썹을 붙인 채로 한 화장품 회사의 마스카라 후원 광고에 나서면서 허위 광고가 도마 위에 오른 일이 있었다. 이러한 사건으로 팔로워들 사이에서 인플루언서의 홍보 게시물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서 디인플루언싱 현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기존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도 디인플루어싱을 반기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속옷 업체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에미라 디스페인(26)은 "업체들이 제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판을 사용자 피드백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면서 "인플루언서로서는 브랜드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원하지만, 무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디인플루어싱에 대해 "각종 플랫폼에서 끝없이 쏟아지는 제품 권장과 홍보 콘텐츠에 대한 응수이자 과잉 소비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WSJ는 대중들이 플랫폼에 난무하는 홍보에 대해 점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면서 정직하고 비판적으로 보이는 인플루언서들이 이익을 볼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시카고 로욜라 대학 퀸랜 경영대학원 마케팅 부교수인 제나 드렌켄은 "인플루언서들은 처음에는 대중에게 신세를 지다 이후에는 후원하는 브랜드에 신세를 지게 됐다"며 "이제 인플루언서들은 다시 대중에게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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