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올해 들어 전기자동차 관련 종목이 활기를 되찾았다.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 관련 기업 및 상장지수펀드(ETF) 주가가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대표 전기차 ETF, 올해 22% 상승
전기차 관련 ETF인 ‘아이셰어즈 자율주행 전기차·기술 ETF’(종목명 IDRV)는 올해 들어 8일(현지시간)까지 22% 이상 상승하며 지난해 하락폭(-38%)을 일부 만회했다. 수요 확대 기대가 커진 데다 지난해 낙폭이 과도했다는 판단에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전기차 관련 주식이 반등해서다.미국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은 전기차 관련 종목이 유망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미국 CNBC방송은 해당 종목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투자의견 중 반 이상이 ‘매수(buy)’이고 12개월 목표주가가 현재 주가보다 10% 이상 높은 종목을 소개했다.
자율주행 시스템에 들어가는 라이다 센서를 만드는 이스라엘 업체 이노비즈테크놀로지스(INVZ)는 담당 애널리스트의 83%로부터 매수 투자의견을 받았다. 목표주가 평균은 현 주가보다 82% 높다. 지난해 8월 독일 폭스바겐과 공급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이노비즈 주가는 이후 30% 이상 올랐다.
미국 은행 JP모간체이스와 코웬이 올해 최고의 유망주 중 하나로 선정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업체 차지포인트홀딩스(CHPT)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애널리스트의 79%가 매수 의견을 냈다. 차지포인트 주가는 지난해 주가가 ‘반토막’ 나며 고전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30%가량 상승 반전했다. 월가가 제시한 목표주가 대비 70%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
전기차 회사 리비안의 평균 목표주가는 현 수준보다 90% 높다. 리비안 주가는 지난해 82% 폭락했으나 올해 들어 9% 반등했다. 해고 등을 통한 비용 절감 시도가 주가에 반영됐다.
제너럴모터스(GM)는 담당 애널리스트 중 54%가 매수 의견을 냈다. 대장주 테슬라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63% 급등하면서 평균 목표주가를 이미 추월해 이번 추천주 명단에서 빠졌다.
○테슬라 가격 인하, 오히려 시장 키우나
올해 경기 침체가 없다면 전기차 시장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테슬라가 시작한 전기차 가격 인하 바람이 시장을 키우는 호재가 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가격 인하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테슬라에 이어 포드자동차도 전기차 모델의 가격을 최대 8.8% 낮췄다. GM은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지 않겠다고 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는 780만 대로 전년보다 68% 급증했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의 비중은 2021년 3.2%에서 지난해 5.8%로 2배 가까이 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전기차 보급 대수(누적 기준)가 2020년 1100만 대에서 2030년에는 2억3000만 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낸 보고서에 “전기차의 기술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전기차 생태계가 상당히 성장할 것”이라고 적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