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을 추진 중인 정부가 노사의 불법·부당 관행을 개선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노사관계 안정화를 위해 대체근로 허용, 파견업무 확대 등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상반기에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서울 광화문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노사관계 제도·관행개선 자문단’을 발족하고, 킥오프 회의를 했다고 8일 밝혔다. 자문단은 김덕호 경사노위 상임위원과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를 공동 단장으로 하고 노사관계와 노동법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학자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자문단은 이날 “안정적 노사관계 유지를 위한 노조 설립, 단체교섭, 대체근로 개선 등 노사관계 제도 전반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하는 경우 사업주가 해당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대체 투입하는 것을 금지(대체근로 금지)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한하고 하청 노조의 원청 상대 교섭권을 확대하는 노조법 2·3조 개정을 추진하자, 경영계에서는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직장 점거를 금지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직장점거 금지 관련 제도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현행 노조법은 노조의 직장점거가 금지되는 시설을 ‘생산 등 주요 업무 관련 시설’로 한정해 사실상 사업장 내 쟁의행위를 인정하고 있다. 노조의 회계와 재정 투명성 강화 방안 등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자문단 관계자는 “노조의 투명한 조직 운영, 법률 준수 문화, 비정규직·미조직 근로자와의 지원·협력 방안 등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견제도 문제를 다룰 연구회도 곧 발족한다. 파견 대상 업무가 32개로 한정돼 있는 데다 법원도 불법 파견으로 판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경영계의 관심이 높은 사안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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