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년 만에 전국 단위 민방공 훈련을 재개한다. 민방공 경보를 휴대전화 문자로 전송해 국민들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데이터센터를 국가 중요시설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8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주관으로 제56차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열었다. 대통령이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회의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한기호 국회 국방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군·경찰·해경·소방 기관장, 국가정보원 등 160여 명의 통합방위 관련 주요직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오는 5월 전국 단위 민방공 훈련 시행계획이 논의됐다. 2017년을 마지막으로 전국 단위의 민방공 훈련이 시행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주관부처인 행정안전부에서 올해 전국단위 훈련을 5월에 실시하고, 각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훈련을 4회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민방공 경보체계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포함하기로 했다. 기존 민방공 경보체계는 사이렌 방송 및TV 화면 자막으로만 송출하게 돼 있는데, 국민 대다수가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문자 전송 포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북한 핵·미사일 및 고강도 도발 위협에 대비한 방호시설도 논의했다. 학교·정부청사 등 공공시설을 지을 때나 특정 아파트·상가단지를 조성할 때 대피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 다양한 지원책들이 논의됐다.
군에 따르면 현재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지하철역 등 전국의 대피시설은 인구 대비 274%가 지정돼 있어 산술적으론 1억명 이상을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방호력 제공이 미흡한 곳이 많은 실정이란 게 정부와 군 당국의 평가다. 정부가 설치한 방호력을 갖춘 대피시설의 주민 수용률은 개전 시 피격 우려가 큰 접경지역에서도 1.2% 수준이다.
국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는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국가중요시설'로 지정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현재 전국에 산재한 데이터센터 관련 시설은 90여개로 이중 3개소만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돼 있다.
이 자리서 김승겸 통합방위본부장은 "우리가 당면한 전방위적 안보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의미 있는 회의였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지혜와 힘을 모아 확고한 통합방위태세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앙통합방위회의는 국가방위요소별 주요 직위자들이 모여 연간 추진실적을 평가하고, 통합 방위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회의다. 지난 3년 간은 코로나19로 인해 서면이나 화상으로 진행했다. 합참의장이 통합방위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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