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7일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며 '색깔론'을 동원해 공세를 펼쳤다.
김 후보는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는 안철수 후보의 과거 발언을 보면 그가 과연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 국민의힘 정체성에 맞는 후보인지 근본적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김 후보는 안 후보의 과거 발언을 끄집어내며 공격했다. 그는 "지금도 간첩이 없다고 생각합니까?", "신영복이 존경받는 지식인입니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국익에 해를 끼쳤습니까?", "햇볕정책 계승, 아직도 소신입니까?", "독재자 등소평이 롤모델 맞습니까?"라고 물었다.
먼저 '간첩 발언'과 관련해선 "안 후보는 2012년 대선 운동 당시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말했지만, 최근 제주도에서 발각된 한길회 간첩단 사건 등 문재인 정권이 숨겨왔던 간첩단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다.
이어 '신영복 발언'과 관련해선 "안 후보는 2016년 국가 전복을 꾀한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고 특별 가석방된 신영복의 빈소를 찾아 '시대의 위대한 지식인께서 너무 일찍 저의 곁을 떠나셨다'고 애석해했다"며 "안 후보는 지금도 공산주의 대부 신영복이 존경받는 지식인이라고 생각하는지 밝혀달라"고 압박했다.
'사드 배치 발언'에 대해선 "'사드 배치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던 과거 발언, 사드 배치에 대한 안 후보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 당시와 지금의 생각이 동일하냐"고 했다. 또 '햇볕정책 계승 발언'에 대해선 "안 후보는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햇볕정책의 성과를 계승해 더 발전시키겠다'고 했다"며 "김대중 정부의 일방적 대북 지원, 북핵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비판받는 정책의 어떤 성과를 계승·발전시키겠다는 것인가. 여전한 소신이냐"고 물었다.
그는 "2016년 국민의당 공동상임대표로서 했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안 후보는 천안문 항쟁을 탄압하고 민중 학살을 자행한 중국의 독재자 덩샤오핑을 지도자의 전범으로 제시했다"며 "덩샤오핑의 정치에서 어떤 미래비전을 찾았는지 지금도 안 후보의 롤모델인지 당원들에게 밝혀달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 일각의 화살이 최근 안 후보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앞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 역시 전날 안 후보를 향해 색깔론 공세를 편 바 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사드 배치에 반대한 사람! 잘된 일은 자신의 덕이고, 잘못된 일은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해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는 전날 "이 의원식 논리라면 자유민주주의의 위대함을 느끼고 목숨의 위협을 감수하고 자유대한민국으로 넘어온 태영호·지성호 의원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다"며 "이제 뭐 윤핵관인지 아닌지 사상검증이라도 하겠다는 거냐. 당신들의 머릿속에는 과연 자유민주주의나 헌법정신이라는 가치가 있긴 한가"라고 지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