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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도시락 격전…'김혜자'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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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하는 건 세계적 흐름이다. 한국은 편의점 도시락이 대표적인 품목이다. 직장인을 중심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려는 사람이 늘면서 1조원대로 추산되는 이 시장을 놓고 편의점들이 격전을 벌이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워 큰 인기를 끌었던 ‘김혜자 도시락’을 이달 중순께 재출시할 예정이라고 7일 발표했다. 2017년 단종 이후 6년 만이다.

김혜자 도시락은 GS25가 2010년 선보였다. 당시만 해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김밥과 도시락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김혜자 도시락은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 가격으로 이런 편견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혜자 도시락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에선 ‘혜자롭다’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김혜자 도시락처럼 가성비가 좋다’는 의미다. 40여 종의 김혜자 도시락은 7년간 누적 매출이 1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김혜자 씨가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GS25에 전하면서 단종됐다.

GS25가 6년 만에 김혜자 도시락을 다시 선보이게 된 건 편의점 간편식 시장을 둘러싼 경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해서다. GS25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41.2% 급증했다.

김혜자 씨를 다시 도시락 모델로 내세우기 위해 설득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GS25 입장에선 경쟁사를 압도하기 위해 ‘가성비의 상징’과 같은 김혜자 씨가 마케팅에 꼭 필요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김혜자 도시락을 다시 출시해달라는 소비자 요청이 지속해서 들어왔다”며 “삼고초려 끝에 어렵게 설득했다”고 말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이에 맞서 비건 간편식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U는 2019년 편의점업계 최초로 ‘채식주의’ 브랜드를 만들어 도시락부터 파스타에 이르기까지 40여 종의 채식 간편식을 선보였다.

CU의 비건 간편식 판매량은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궤적을 따라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까지 비건 간편식 판매량은 누적 550만 개를 넘어섰다.

이마트24는 간편식의 ‘맛 경쟁력’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호텔 셰프와 파티시에 출신 전문 인력을 영입해 도시락과 김밥, 샌드위치 등의 품질을 끌어올렸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주 고객층인 10~30대를 공략하기 위해 경쟁사엔 없는 색다른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 등에서 매운 음식을 먹는 챌린지가 유행하자 지난달에는 ‘매운실비김치’ 도시락과 김밥을 내놨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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