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학에서 학생들로부터 외면받았던 인문학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미국에선 한국과 마찬가지로 수십 년간 인문학이 이공계 학과에 밀렸지만, 최근 대학에서 인문학과 예술 전공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버클리대와 캘리포니아대 등지에선 인문학 전공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버클리에서는 지난해 영문학과 역사, 언어, 철학, 언론학 등을 전공으로 선택한 1학년생이 전년 대비 1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버클리대에 인문학을 공부하려고 지원하는 고등학생도 5년 전에 비해 43.2%, 10년 전보다는 73.0% 증가했다.
이와 함께 애리조나 주립대와 워싱턴대 등지에서도 인문학 전공자가 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인문학은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선입견 때문에 최근 수십 년간 이공계 학과, 즉 이른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학과에 밀렸다.
악시오스는 최근 인문학의 부활 조짐이 나타나는 것은 그간 인문계 전공학과와 교수진 등이 인문학의 인기를 되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현대언어협회 임원인 폴라 크렙은 "바이오 전공은 우리보다 많은 돈을 벌지 못하고 있지만 그들은 마치 황금 티켓이라도 가진 것처럼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동안 인문학 전공자들에게 그들이 졸업한 후 인문학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충분히 말해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대학에선 이미 인문학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 학문으로 변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덧붙였다.
사우스다코타 주립대의 언어학 프로그램은 기업에 학생의 언어 능력에 대한 인증 역할을 해주고, 애리조나대학에서는 '응용 인문학'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 전공은 경영학과 패션, 게임, 공공보건 등 다양한 학문을 인문학과 융합해 교육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