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울트라'는 카메라와 게이밍 두 가지 축에서 진일보한 제품이다. 이와 함께 세련된 디자인을 더 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정수를 구현했다. 삼성전자로부터 제품을 대여해 며칠간 사용해 봤다.
갤럭시S23 울트라의 첫 인상은 '깔끔하다'였다. 갤럭시S23 울트라는 갤럭시의 특장점인 '엣지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엣지 구간을 전작 대비 30% 정도 줄이며 보다 각지고 평평한 느낌을 구현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덕분에 손에 감기는 그립감도 개선됐다. 여기에 S펜 수납공간을 추가해 전반적인 디자인이 단종된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계승했다는 느낌이다.
후면은 전작과 동일하게 이른바 물방울 카메라로 불리는 '플로팅 카메라' 디자인을 탑재했다. 카메라 부위를 둘러싼 '카메라 섬'을 없애고 렌즈만을 남겨놓은 형태다. 덕분에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습)로 불리는 돌출부문도 크게 작아졌다.
갤럭시S23 울트라의 카메라 성능은 압권이다. 자연 배경과 인물, 셀피, 음식 사진 등을 여러 번 찍어본 결과 결론은 하나로 모였다. 마치 DSLR 카메라처럼 다양한 환경에 맞춰 디테일을 살린 사진을 찍어낸다는 것이다.
2억 화소의 광각 카메라, 후면의 쿼드(4개) 카메라 성능을 극대화하는 '어뎁티브 픽셀' 기술 덕분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강화된 각종 소프트웨어(SW) 기술, 퀄컴과 협업으로 탄생한 갤럭시 전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2세대'가 탑재된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딥러닝 알고리즘을 담당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의 성능이 전작 대비 40%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는 카메라 촬영 품질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사진 품질은 풍경, 인물, 조도 등 다양한 촬영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갤럭시S23 울트라는 어뎁티브 픽셀 기술로 환경 자동으로 2억 화소, 5000만 화소, 1200만 화소를 자동으로 전환해 촬영한다. 예를 들어 캄캄한 밤에도 마치 낮처럼 환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이는 어두운 환경에서는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화질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저조도 환경에선 2억개 픽셀을 16개씩 묶어 1200만화소로 전환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양해진 카메라 기법도 눈에 띈다. 강화된 야간촬영 기능인 ‘나이토그래피’를 활용하면 뚜렷한 해상도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새롭게 추가된 '다중 노출' 기능은 여러 장의 사진을 서로 겹치는 기능이다. 제품을 여러 장 찍는 하이퍼랩스의 경우 300배 옵션이 추가됐다. 갤럭시의 전문 카메라 앱인 '엑스퍼트 로(Expert RAW)'에선 밤하늘의 별을 찍을 수 있는 '천체 사진' 모드가 도입됐다. 동영상 촬영의 경우에도 8K 동영상을 초당 30 프레임(fps)으로 촬영할 수 있는 등 기능이 크게 개선됐다. AI 기술을 활용해 촬영 시 손 떨림 보정을 위한 광학식손떨림방지(OIS) 각도를 2배 높였다.
게임 성능 강화도 주요 포인트로 꼽힌다. 모바일 게임은 사양이 높을수록 PC처럼 본체(모바일은 AP)와 모니터(디스플레이), 게이밍 특화 기능이 뛰어나야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갤럭시S23 울트라는 독보적인 게이밍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우선 AP가 독보적이다. 스냅드래곤8 2세대는 전작 대비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이 40% 이상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성능 평가 앱인 긱벤치 마크5로 제품 성능을 측정해본 결과 싱글코어는 1550점, 멀티코어는 4850점으로 나왔다. 현존 안드로이드 폰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이다.
게이밍 특화 기능과 디스플레이도 뛰어나다. 아직은 '레이 트레이싱' 기능을 지원하는 모바일 게임이 드물지만, 갤럭시S23 울트라는 레이 트레이싱 모듈을 적용했다. 이로써 게임 내 프레임을 높여 그림자, 빛, 빛 반사 등을 현실적으로 표현한다. 6.8형 다이내믹 아몰레드 2X 디스플레이의 최대 밝기는 1750니트 수준인데 여름 한낮의 야외에서도 밝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눈의 피로도를 줄여주고 배터리 사용량을 줄여주기 위해 조도 환경에 따라 밝기·선명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비전 부스터 기능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게이밍 경험에서 또 다른 주요 포인트인 발열 관리에도 신경 썼다. 모바일 기기로 고사양 게임을 구동할 때 제품 내부 발열이 일정 수준으로 높아지면 '스로틀링'이 발생하게 된다. 기기가 발열을 억제하기 위해 자동으로 프로세서 성능을 제약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갤럭시S23 울트라는 전작 대비 CPU, GPU, NPU 등 부품 개선은 물론 냉각장치 역할을 하는 베이퍼 챔버(VC)의 크기를 키워 발열을 줄였다. 베이퍼 챔버는 AP에서 발생하는 열을 고르게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피파모바일, 카트라이더, 원신 등을 각종 게임을 최고 사양으로 30여 분간 해봤는데 스마트폰이 뜨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