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책 이후 바닥이 안 보이던 집값 추락과 거래 가뭄 현상이 주춤하고 있다. 서울과 전국 아파트값 하락폭이 5주 연속 둔화했고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3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5% 떨어져 전주(-0.31%)보다 낙폭이 줄었다. 지난달 초 정부가 각종 규제 완화책을 내놓은 후 5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동안 매주 1%대의 내림세를 보이며 서울 지역 하락장을 주도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도 진정되는 모양새다. 노원구는 전주 -0.31%에서 -0.19%로, 도봉구는 같은 기간 -0.37%에서 -0.25%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중 서초구(-0.06%→-0.15%)와 강남구(-0.11%→-0.18%)의 낙폭이 확대됐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내림폭은 크지 않은 편이다. 급매물 소진이 이뤄지고 있는 송파구는 -0.26%에서 -0.19%로 낙폭이 줄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역시 -0.38%로 전주(-0.42%)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 경기와 인천도 각각 0.55%, 0.39% 하락하며 전주(-0.59%, -0.44%) 대비 낙폭이 줄었다.
전세시장도 약세는 이어졌지만 봄 이사철을 앞둔 전세 수요 덕분에 낙폭이 둔화했다. 서울은 전주 -1.01%에서 -0.96%로, 전국은 -0.75%에서 -0.71%로 내림폭이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계된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84건이다. 지난달 성사된 거래는 이달 말까지 신고 기한이 한 달 정도 남아 있지만 이미 작년 9월(609건)과 10월(560건)의 거래 건수를 넘어섰다. 최종 거래량은 지난해 11월(733건), 12월(835건)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비사업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매매 거래가 활발하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는 지난달에만 7건 거래됐다. 지난해 10~11월에는 같은 주택형의 거래가 한 건도 없었다.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4단지’ 전용 74㎡는 지난해 10월 이후 거래가 끊겼다가 올해 1월 10억2000만~11억원에 총 세 집이 새 주인을 찾았다.
정부가 ‘1·3 대책’을 내놓은 이후 아파트 매매 시장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최근 다주택자를 시장에 유인하기 위한 규제 완화가 나온 데다, 주택 가격이 저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급매물 위주로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이혜인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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